<당신을 구하는 TV>, 범인탈출 넘버원?
다섯 줄 요약

어제 JTBC <당신을 구하는 TV, 우리는 형사다>의 주제는 주폭을 피하는 방법과 침입강도에 대처하는 자세였다. 그러나 폭행 현행범으로 입건된 굴삭기 기사가 술에 취해 굴삭기로 지구대 건물을 파괴하는 사건, 교수가 만취한 제자를 성폭행한 사건 등을 실컷 나열하더니 돌아오는 예방법은 딱 하나, 술은 분수에 맞게 마셔라. 택배기사의 침입,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낯선 남자의 흉기, 강도의 습격에 노출된 여성을 위한 해답은 언제나 사방을 경계하라. 당신을 구하는 TV인가, 당신을 위협하는 TV인가.



Best or Worst

Worst: <당신을 구하는 TV, 우리는 형사다>는 범죄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법을 알려주는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이지, 일어나지도 않은 범죄에 대한 공포심을 극대화하는 영화가 아니다. 패널로 참석한 형사들의 현장 경험은 구체적인 예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와 관련된 끔찍한 사건을 나열하는 용도로 활용됐고,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을 재구성한 ‘긴급전화 SOS’는 마치 몰래카메라처럼 어디선가 혼자 사는 여성을 지켜보는 듯한 촬영기법에 자극적인 연출까지 더해진 불쾌한 코너로 전락했다. 외부인이 대문 안전 고리를 쉽게 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려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안전 고리를 부수고 침입한 사람의 사악한 표정을 클로즈업하고 그 순간 화면에 난무하는 핏자국을 그대로 노출시킨 것이 대표적인 예다. 범죄 관련 프로그램에서는 모든 군더더기를 제외하고 알맹이 정보만을 꺼내들어도 충분히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SBS <긴급출동 SOS 24>나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다룰법한 사건을 KBS <위기탈출 넘버원> 식으로 풀어낸 이 프로그램이 남긴 것은 결국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여성 방청객들의 깊은 한숨뿐이었다.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외워봅시다: 택배박스 운송장 떼고 버리기, 비밀번호 가리고 누르기, 대문 앞 전단지 수시로 제거하기.

-맞혀봅시다: 택배기사를 맞이할 때 더 안전한 선택은? 1) 안전 고리를 걸고 문을 연다 2) 활짝 문을 연다

-이휘재가 카운트다운을 외칠 땐 잠시 채널을 돌리셔도 좋습니다. 곧 피가 나오거든요. 재연 배우가 뒤를 돌아볼 땐 잠시 눈을 가리셔도 좋습니다. 곧 범인이 튀어나오거든요.

정답: 둘 다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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