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친 현실과 미친 패러디"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2121007172516455_1.jpg" width="555" height="347" />
다섯 줄 요약
호스트는 tvN 의 김현숙이었지만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지난주 화제가 된 대선주자 3인의 TV 토론을 보며 “< SNL 코리아 >가 뭘 어떻게 해도 저보다 재밌지는 못할 텐데” 싶어 걱정이 앞섰다는 장진 감독의 우려와 달리, 이를 패러디한 ‘베이비시터 면접 2’와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는 그 어느 때보다 풍자의 묘를 살린 성공작이었다. 현실의 판세가 흥미로워질 때 ‘떡밥’도 양산되는 법이지만, 그것을 잘 챙겨먹는 것도 능력이다.

Best or Worst
Best: 소재를 비트는 것만으로 패러디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대선 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사이에서 오갔던 ‘애국가’ 공방을 ‘뽀로로 주제가’나 ‘텔레토비 주제가’로 바꿔 말하는 그 자체가 재미를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대선 토론 직후 네티즌 사이에서 인기를 끈 비유 “내 거친 생각과(이정희) 불안한 눈빛과(박근혜) 그걸 지켜보는 너(문재인)”를 BGM과 자막으로 삽입하고, 다음 토론을 준비 중인 또(김슬기)의 수첩이 ‘데스 노트’임을 슬쩍 드러낸 제작진은 세 후보 간의 드라마틱한 구도를 십분 활용하며 효과적인 패러디를 등장시켰다. ‘베이비시터 면접 2’에서 ‘상용 자동차’를 언급하는 문재인(김민교)과 ‘이유식 퍼주기’에 반대하는 박근혜(정성호)의 정치적 입장 차가 드러났고,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는 문제니(김민교)의 TV 광고에서 아내 대신 내조를 맡은 안쳤어(이상훈)의 모습을 보여주며 최근 지지 선언 이후의 관계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동안 찬밥 신세였던 구라돌이(정명옥)가 토론을 통해 또에게 한 방을 날리고 절룩이던 다리를 천천히 펴고 걷는 영화 패러디는 현실에서 이정희 후보의 입지 변화를 그대로 반영했다. 현실에서의 TV 토론이 2회 남아 있다는 점은 기대되지만 대통령 선거 전 < SNL 코리아 > 방송은 단 한 번 남아 있다는 사실이 아쉬워지는 이유다.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에서 또가 “다음 토론의 제물로 구라돌이를 바칠 차례입니다. 바친다…”고 할 때 목에 걸린 진홍의 베헤리트 봤니? 소름 끼쳤어… ( 독자)
– ‘베이비시터 면접 2’에서 이 후보가 박 후보를 째려보며 “크레용 신짱, 누군지 아실 겁니다” 라고 할 때 괜히 심장이 쪼그라들었어… ( 독자)
– ‘베이비시터 면접 2’에서 이정희를 연기한 김슬기가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에서는 또가 되어 구라돌이와 싸우고 있어. 뭔가…수상해. (음모론자)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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