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소고기 사먹으면 뭐 하겠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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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수 밤 11시 20분
“아니, 너무 납득이 안 돼. 말이 너무 안 되는 상황이 나오니까 할 말이 없어요.” 안심한우의 관리 문제를 알고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농협 관계자는 오히려 이렇게 답했다. 문제는 선명하게 드러났는데 원인을 알거나 책임을 지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통기한이 2년 지난 쇠고기를 아무렇지 않게 파는 농협 안심한우 사업의 문제는 이렇듯 “일반인이 쉽게 파악할 수 없”을 만큼 얽히고설켜 있다. 하지만 <추적 60분>은 이 복잡한 과정을 차근차근 풀어 전달한다. ‘청결한 사육환경, 우수한 사료, 철저한 품질 관리’라는 허위 광고 지적부터 정작 안심한우를 모르는 농가, 실효성이 없는 정부 정책 쇠고기 이력제 까지 하나로 꿰어진 취재는 한 눈에 문제의 근원과 향후 대책까지 쉽게 이해하도록 만든다.

이 과정에서 특히 돋보인 건 예상하지 못한 순간 드러난 틈새에 대응하는 취재진의 태도였다. 협력업체 취재를 마치고 나오던 제작진은 버젓이 수입산 쇠고기와 안심한우를 함께 넣어 놓은 차량들을 발견한 후 관계자를 압박해 유통 문제를 지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농협 직원들조차 실효성이 없다고 한 쇠고기 이력제를 지적하며 방송이 마무리될 때, 이 끈질긴 취재의 목적은 좀 더 명확해진다. 바로 안심한우 사업의 목적대로 축산 농가가 보호 받고 안전한 식품만 먹을 국민의 권리를 되찾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렇듯 당연하지만 지켜지지 않았던 일을 지적했기에 이 취재는 충분히 의미 있었다. ‘쇠고기 먹어봤자 뭐 하겠노. 농협만 돈 많이 벌겠지.’ 적어도 이런 한탄이 나와선 안 되기 때문이다.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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