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 시대의 새마을 정신"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2112708340240349_1.jpg" width="250" height="170" />

<휴먼스토리 덤벼라! 인생>MBC 월 오후 6시 20분

<휴먼스토리 덤벼라! 인생>(이하 <휴먼스토리>)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프로그램 소개를 그대로 빌려오면 “온갖 역경을 딛고 개인적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사가 그렇게 단순하게 요약될 수 있는 것인가. KBS <인간극장>처럼 누군가의 일상 한 부분만 떼어내도 5일짜리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인간이고 삶이다. 두 프로그램의 취지가 아무리 다르다 해도, 개개인의 삶을 단순화시켜 진부한 성공기의 틀 안에 가두는 것은 <휴먼스토리>의 큰 결점으로 보인다. 그 결과 첫 회의 주인공 양학선 선수에서부터 7회의 김영철 사장까지 주인공들은 다르지만 그들의 개성은 뻔한 스토리에 묻히고 만다. 옛날 신파극과 같은 재연 화면, 피상적인 내레이션, 회고체의 인터뷰 등 동화 같은 구성도 거기에 한 몫 한다.

더 큰 문제는 이 진부한 성공기가 유포하는 이데올로기다. 가난, 저학력, 부모의 부재 등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일어선 이들의 성공 비결은 보통 사람보다 몇 배나 많은 노력과 근면한 태도에 있는 것으로 그려진다. 가령 7회 주인공 ‘영철 버거’의 김영철 사장은 자정까지 영업을 하고, 오픈 시간이 끝난 뒤에는 다시 가게 안을 구석구석 깨끗이 청소하며, 가게 문을 닫은 뒤에는 또 다시 직접 재료를 구입하러 나간다. 이렇듯 끊임없는 땀과 성실함으로 일구어낸 인생역전스토리는 마치 ‘하면 된다’는 새마을정신의 재현을 보는 듯하다. 그들 개개인의 삶이 존경받을만한 것과는 별개로, 방송이 단순화시킨 성공기가 개인의 노력을 초월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구조적 모순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휴먼스토리>는, ‘New 새마을 운동’이라는 모순적 명칭에서 보이듯 ‘New’를 반복해 그것이 낡은 것의 포장에 불과함을 스스로 확인시키는 MB 시대에 딱 어울리는 긍정 동화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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