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동력을 얻다"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2112107351821408_1.jpg" width="282" height="200" /> <드라마의 제왕> 6회 SBS 밤 9시 50분
앤서니(김명민)는 화려한 재기, 이고은(정려원)은 작가로서의 성취, 오 대표(정만식)는 복수, 강현민(최시원)은 돈과 인기. <드라마의 제왕>에서 인물들은 각자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맹목적으로 달린다. 그리고 상대에 대한 분노나 대상에 대한 욕망 같은 감정적인 뿌리가 있을지언정 모두 표면 아래에 남겨둔 채, 이해관계나 스스로가 믿는 바에 따라서만 움직인다. 충돌되는 이해를 전개의 도구로 이용하며 “뻔한 멜로 따위”는 끼어들 틈도 없이 달려온 <드라마의 제왕>은 6회에 이르러 비로소 내달리기만 하던 전개를 접고 새로운 결을 보였다. 앤서니는 “<경성의 아침>을 잘 쓸 수 있는” 이고은에게 집중하고, 고육지책이었지만 <경성의 아침>을 잘 연출할 수 있는 구영목(정인기) 감독을 선택했다. 자신의 머릿속 확률이 아니라 타인에게 신뢰를 내어주기 시작한 것이다.

앤서니의 변화는 그가 믿고 형성해 온 세계가 뒤흔들리는 순간을 보여준다. 의심의 여지없이 스스로를 드라마의 중심에 박아뒀던 그는 SBC 남 국장(권해효)을 통해 자신 역시 드라마의 바깥으로 밀려날 수 있음을 환기했고, “재기에 성공하고 싶다면서요, 그 재기 오래 가려면 사람 잃으면 안 되죠”라며 본인의 목적을 부정하지 않으며 조언하는 이고은의 말에 반응해, 잃을 뻔한 구영목 감독을 설득한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5분 동안 10억 5천만 원을 쓰고 10년의 영광을 잃을 것이냐”며 다그치길 선택하면서 자신의 진심을 녹여내기 시작했다. 앤서니의 세계를 흔들며 극은 인물들 간에 호흡할 수 있는 틈을 마련하고 극을 새롭게 전개할 힘을 얻었다. 이고은으로 하여금 그에게 “왜 드라마를 하게 된 거냐”고 질문할 공간을 만들면서 이제껏 설명되지 않았던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한 가닥 풀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믿었던 세계의 귀퉁이를 어그러뜨리기 시작한 앤서니의 변화와 함께 <드라마의 제왕>은 드디어 또 다른 드라마를 만들어나갈 동력을 마련했다.

글. 이경진 기자 twenty@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