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껏 없던 일일드라마"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2110608005889510_1.jpg" width="250" height="170" /> <힘내요, 미스터 김!> 1회 KBS1 월-금 저녁 8시 25분
이름대로만 살 수 있었다면 오죽이나 좋으련만, 총각임에도 아이 셋을 기르는 김태평(김동완)의 일상은 태평할 날이 없다. 하지만 <힘내요, 미스터 김!>은 누가 봐도 힘을 내야만 하는 상황의 태평의 오늘을 고단하게만 그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태평이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밝게만 현실을 인식하는 것도 아니다. 태평이 조카 희래(서지희)와 친구의 딸 송아(노정의)에게 자신들이 다른 이들에게는 이상한 것이 당연하다고 가르칠 때, 자신의 현재를 보는 태평의 사려 깊은 태도가 드러난다. 그리고 그런 태평처럼 이 드라마는 각기 다른 세 가족의 상황을 극단적으로 나누어 놓기보다 복잡한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로 묘사한다. 그 과정에서 인물들의 캐릭터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남은 물론이다.

어김없이 재벌과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이 등장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이 누가 회사를 물려받을 것인가라는 일일드라마의 지상과제에 쏠려있지 않은 것은 다행인 일이다. 그리고 태평은 둘 중 어느 쪽과도 무관하다. 무엇보다 시트콤처럼 가볍게 캐릭터 중심으로 인물들을 소개하긴 했지만, 핏줄 대신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태평의 가족은 분명 지금까지 일일드라마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문제의식을 안고 있는 인물들이다. 잃어버린 핏줄 찾기에 이야기의 전부를 바쳤던 전작 <별도 달도 따줄게>를 생각하면 태평과 그의 가족은 일일드라마의 이단아와도 같다. 태평이 출생의 비밀과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신화 앞에서 무릎 꿇지 않을 수 있다면, <힘내요 미스터 김!>은 제 몫을 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러니 비록 가볍게 시작한 첫 회이긴 하나 태평에게 힘내라고 말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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