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플 오디션 아이돌 메이드>, 누구를 위한 오디션인가
, 누구를 위한 오디션인가" /> MBC MUSIC 수 밤 9시
서류 심사와 2차 면접을 거쳐 3차 클럽 오디션까지 이른 인원은 남녀 각 40명. 2002 한일월드컵의 자료화면으로 한일 합작 오디션의 시작을 알린 것치고 초라하기 그지없는 인원이다. 오디션의 질을 지원자의 수로 평가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는 그나마 남은 기대를 무색하게 할 만큼 내실이 없는 오디션이다. 남은 인원의 절반을 탈락 시킨 포토월 심사는 카메라 앞에 선 지원자들의 외적인 모습을 평가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짧은 시간 동안 잡은 포즈와 간단한 개인기를 보는 평가를 인성면접이라고 지칭한 것은 이 프로그램이 인성의 개념 자체도 모르고 있다는 의미다. 음악이나 노래, 춤과 연결지을 수 있는 장면이 단 한 장면도 등장하지 않은 것을 생각해 보면, 가 파악하고 있는 아이돌의 개념마저도 의심스럽다.

아이돌을 케어하는 입장에 선다는 ‘메이드 걸’ 지망생들을 평가하는 기준은 더욱 알 수 없다. 그들에게 원하는 것이 스타일리스트로서의 자질인지, 아니면 선발된 아이돌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만한 외모와 실력인지 구분이 되지 않으니 합격과 탈락의 이유 또한 알 수 없다. 여고생청중평가단의 점수를 반영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장기자랑 수준인 일본 오디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쩌면 기획사 대표와 가수, 정신과 전문의와 무속인이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모습만으로 다음 라운드 진출자를 결정짓는 오디션에 확실한 평가의 기준을 요구하는 것이 이상한 일일 수도 있다. 이들 중 평가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무속인은 그저 관상만 보고 “스타가 될 운이 없다”고 단정 짓거나 목소리도 듣지 않고 “눈빛만으로 감동을 주는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말 운이 없는 건, 이런 프로그램에 자신의 꿈과 열정을 담보 잡힌 아이돌 지망생들이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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