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100인의 황금 마이크>, 노래방 생중계 이상이 필요하다
, 노래방 생중계 이상이 필요하다" /> MBC MUSIC 수 오전 11시
(이하 )의 미덕은 속도감 있는 진행이다. 100명의 출연자는 지정된 100곡의 노래 중 랜덤하게 재생되는 노래에 맞춰 한 명씩 무작위로 꺼지고 켜지는 마이크에 노래를 부른다. 는 탈락자가 늘어감에 따라 100명에서 20명, 5명, 2명으로 대결 구도를 바꾸지만, 마이크가 무작위로 꺼지고 켜지는 기본 포맷은 유지한다. 이러한 일관된 포맷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속도감을 살리는 MC 이영자, 이수근의 진행과 재치 있는 자막의 존재이다.

그러나 의 속도감이라는 미덕은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는 출연자들의 당락에만 집중할 뿐 짧은 인터뷰가 끼어들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학생인지, 졸업생인지, 교사, 혹은 학부모인지 구분할 수 없는 출연자들은 번호로 등장하여 탈락자 숫자로 환산되어 사라진다. 이영자가 만들어준 불사신 49번의 이미지나, ‘광문 신보라’ 94번, 찍어서 가사를 맞췄다는 우승자 12번 출연자 역시 일회적으로 소비될 뿐이다. 충분히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출연자와 그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는 MC를 갖추었음에도 는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흘려보낸다. 대신 박재민과 음악 교사의 어설픈 러브라인을 만들거나, 이문세의 ‘붉은 노을’이 재생되는 동안 출연자들의 목소리가 아닌 자막으로 “세대 간 화합의 자리”라 자평한다. 그 사이 “작위적이지 않은 사람 냄새 나는 방송”이라는 기획의도는 멀리 사라진다. 는 엄정화의 ‘Festival’을 들려주며 시작했고, 같은 곡으로 끝을 맺었다. 가 진정 출연자들의 ‘페스티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클로징에서 학생들이 춤추는 장면을 짧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축포는 마이크 너머 진솔한 목소리에 있다.

글. 김지예(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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