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제목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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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줄 요약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라면, 정답. 는 지난 해 < MBC 스페셜 > ‘노처녀가’에 출연했던 세 명의 배우가 또다시 30대 비혼 여성 캐릭터를 연기한 ‘리얼 시츄 모큐 드라마’다. 운명적 사랑을 꿈꾸다 결혼 못한 여자, 독신 입양을 꿈꾸지만 현실의 벽에 막힌 여자, 결혼 고민에 앞서 먹고 살기도 바쁜 여자 등 각기 다른 캐릭터와 고민을 지닌 세 사람이 함께 운영하는 팟캐스트 방송 ‘여무사’가 화제를 모으면서 한 다큐멘터리 팀이 이들의 일상을 따라잡는다는 설정이다.

Best or Worst
Worst: 미드 , tvN , SBS 을 한꺼번에 본다면 이런 느낌일까. 김지아 (37세, 모델 에이전시 기획실장), 박정민(34세, 보습학원 강사), 곽명화 (39세, 카페 경영) 등 세 명의 주인공은 대한민국에서 30대 중후반 비혼 여성이 부딪히는 크고 작은 수모와 갈등 상황을 보여주었다. 맞선 자리에서 “여자가 집에만 있으면 살만 찐다”는 말을 내뱉는 진상남을 만나고, 잘 키워놨더니 시집 갈 생각을 안 한다며 속상해하는 엄마와 다투고, 실직 후 정규직 공무원 되기를 꿈꾸며 환경미화원 공채 시험에서 무거운 포대를 들고 달리다 넘어져 굴욕을 당하는 등 이른바 ‘노처녀’라면 흔히 겪었거나 감정이입할 수 있을 만 한 에피소드들은 남 일 같지 않다는 일차적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리 새롭지도 인상적이지도 않은 사례의 나열 외에 무엇을, 어떻게, 왜 이야기하려 했는지조차 불분명한 이 프로그램은 적지 않은 나이에 전혀 다른 분야의 일자리를 구하게 된 정민의 고민을 건너뛰고 명화에게 속 깊은 연하 꽃미남과의 러브라인을 제시하는 정도로 현실을 단순화해 봉합한다. 90년대 이후 등장했던 영화와 드라마 속 수많은 ‘노처녀 이야기’에서 한 발도 더 나아가지 못한 채 “자기 인생의 주인공은 자기, 저 세 명의 여인들은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노하우를 이미 알고 있는 거 아닐까” 같은 교과서적 내레이션으로 마무리하고 넘어갈 바에는 제목이라도 이토록 거창하게 붙이지 말았어야 했다.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제목 듣고 황인뢰, 주찬옥, 김희애 떠올렸던 분? 네, 1990년 MBC 드라마였습니다.
– 커피 총각 내 스타일인데 이름을 몰라서 초조하고 답답했던 분? 네, ‘유태오’입니다.
– 화면 우상단 ‘19’ 표시에 괜히 기대했다가 끝나고 허무해진 분? 네, 다들 그렇습니다.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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