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회 MBC 밤 9시 50분
해주(한지혜)가 어른이 되기까지 은 캔디 여주인공의 신파 스토리 공식을 그대로 활용한다. 해주가 양 어머니 달순(금보라)에게 온갖 구박을 받으면서도 가족의 생계는 다 짊어지고, 유일한 안식처인 양 아버지 홍철(안내상) 마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묻어버리기 위해 혈안이 된 기출(김규철)에 의해 잃는 등 드라마는 작위적일 정도로 해주의 가혹한 현실을 부각시키는 데에 열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 드라마에 일관된 톤이 있다고 느꼈다면 이 아역들의 풋풋하고 안정된 연기가 작품의 감정 선만은 붙잡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성인 연기자로 넘어온 2막에서도 작품의 안일함이 이어지면서 드라마의 매력은 배우의 연기로 한정된다. 9,10회에 걸쳐 어른이 된 인물들이 등장하는 방식에서 그 식상함은 그대로 드러난다. 당차게 일을 하면서 철부지 오빠인 상태(문지윤)와 싸우는 해주는 물론이거니와 인화(손은서) 또한 막무가내 악녀는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산이(김재원)가 있는 곳 어디든 늘 “오빠”라고 부르며 쫓아다니면서 “결국 남자한테 잘 보이기 위해” 여러 사업을 벌이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복수를 위해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산이가 천재다운 면모를 드러내듯 항상 여유롭게 행동하고 여자들과 요트 위에서 등장하는 장면은 식상함을 넘어 기존 드라마의 복제다. 극을 이끌어갈 캐릭터는 지나치게 빤한 수준으로 그려지고, 드라마는 캔디 여주인공의 성공과 배우의 매력이 살아나는 삼각관계를 위해 봉사할 뿐 극 자체의 긴장감은 만들지 못한다. 불과 10회까지 방송됐지만 모든 걸 다 본 느낌이라고나 할까. 지금 에게 필요한 건 이 작품만의 개성이다. 설마 했지만 역시나인 주말 드라마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서라면 말이다.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