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탈출 넘버원>, 납량특집급 사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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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줄 요약
휴가, 태풍 그리고 물. 여름철 사건 사고의 주요 원인을 키워드로 한 어제의 은 휴가지에서 매운탕을 끓여 먹다가 생선 가시 때문에 식도가 손상돼 응급수술을 받은 여자, 거실에서 자다가 태풍이 박살 낸 베란다 창문 때문에 피투성이가 된 아버지와 아들 사례를 소개했다. ‘위기의 순간, 죽느냐 사느냐’ 코너에서는 침수 도로를 제대로 탈출하지 못해 결국 차 안에서 사망한 커플이 등장했다. ‘이승탈출 넘버원’이라는 별칭이 붙을 수밖에 없는 수준이었다.

Best or Worst
Worst: 의 목표는 위기를 “안전”하게 탈출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지 그 위기가 얼마나 끔찍하고 무서운 것인지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작은 실수나 무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유용한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이었던 은 어느새 예방보다 위험성 자체에 초점을 맞추면서 시청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크고 단단한 가시가 식도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방송 의도를 충분히 살릴 수 있었으나, 카메라는 굳이 실험용으로 사용된 돼지의 식도가 생선 가시에 찔려 뚫리는 모습까지 상세히 비췄다.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해 부산 시내 아파트 17,000여 세대의 창문이 깨지는 영상을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시켰음에도 “아직 피부에 와 닿지 않으십니까?”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직접 실험을 해보이기까지 했다. 심지어 실험 도중 찰흙마네킹에 박힌 유리조각을 클로즈업한 것은 청테이프, 나무합판, 물에 적신 신문지가 태풍으로부터 창문을 얼마나 보호할 수 있는지를 측정한다는 애초 목표를 망각한 행위였다. 극적인 연출로 말초신경의 늪에 빠진 이야말로 ‘위기의 순간, 죽느냐 사느냐’라는 기로에 놓여있다.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어쩌면 은 을 잇는 KBS의 납량특집 야심작일지도.
-친구 커플의 과도한 애정행각이 아니었다면 여자는 숟가락으로 매운탕을 마구 퍼먹지 않았을 것이고, 생선 가시도 목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고, 응급수술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고로, 솔로천국 커플지옥.
– 담당 주치의로 최인혁 쌤을 임명합니다.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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