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악연일지 운명일지 모를 만남이 시작되었다. 대한민국에서 일 제일 열심히 하는 검사 태성(김강우)은 마약조직 핵심 공급책을 잡기 위해 결혼식 당일까지 잠입수사에 여념이 없다. 한편, 소라(조여정)는 한 때 아버지의 오른팔이었던 삼촌들과 함께 배 타고 고기 잡고 회 뜨며 대출금 상환에 여념이 없다. 앞으로 ‘해운대 연인’이 될 두 사람은 놓친 범인을 잡으려는 차력사와 동생 양주 값을 갚으려는 어우동으로 첫 만남을 가졌다.

Best or Worst
Worst: 모로 가도 서울, 아니 해운대만 가면 되는 걸까? 하지만 ‘과연 이 드라마와 함께 해운대에 가야하는 걸까?’를 망설이게 하는 출발이라면? 사실 은 큰 야심이 없는 드라마다. 여름인데다 방학과 휴가 시즌이니 제작진이 밝혔듯 “재밌고 가볍게 시청할 수 있는” 작품도 분명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 정신없이 산만하고 어느 시점에 웃어야 할지 애매한 드라마를 ‘가볍게 시청’하기란 쉽지 않다. 은 첫 회부터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등장했고, 강박적으로 보일만큼 모두에게 할애된 충분하지 않은 시간 속에서 각자 성격과 관계를 드러내느라 바빴다. 편집점이 눈에 보일 정도로 뚝뚝 끊어지는 전개와 방송 사고마저 의심케 한 배경음악의 혼선, 지역색을 드러내기엔 역부족인 정체불명의 사투리는 급정거한 차에 탄 것처럼 보는 이를 내내 불편하게 했다. 그 와중에도 배우들은 고군분투했지만 차가 급정거하면 거기에 실린 생선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질 수밖에 없는 법이다. 노골적이고 맥락 없는 노출만으로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시청자들을 설득 혹은 유혹하는 것은 쉽지 않을 듯하다.

동료와의 수다 포인트
– 대낮에 사방이 탁 트인 곳에서 마약 거래하는 이 조폭들 패기 보소! 신혼여행 가다가 복막염으로 수술하는 신부 앞에 두고 입꼬리 올라가는 이 신랑 패기 보소!
– 누군가 당신에게 “시베리아에서 귤 까먹는 소리하고 있네!”라는 치욕적인 욕을 한다면 이렇게 되갚아주자. “야, 이, 오리털 파카, 파카, 파카!”
– 작가님, 발연기 체크 리스트에 발사투리 항목은 없나요?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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