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시가 된 보통사람들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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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줄 요약
한가운데에 흐르는 금강은 옥천 사람들의 생명의 젖줄이었다. 계절마다 물줄기마다 돌아오는 강의 주인 민물고기와 강물로 인해 비옥한 토질에서 난 풍부한 농산물이 고스란히 옥천 사람들의 밥상에 올라왔다. 붕어, 모래무지(마주), 동자개(빠가사리)로 만든 생선국수와 도리뱅뱅이 같은 옥천 특유의 풍경과 향을 품은 밥상을 마주하며 살아온 사람들의 소박한 삶이 흐르는 강처럼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

Best or Worst
Best: 산천에서 나고 자란 자연의 재료가 음식이 되고 그 음식이 올라온 밥상이 이를 먹는 우리네 삶의 모습을 만들어간다. 잡어로 육수를 낸 생선국수 속에는 대천댐의 건설로 살던 집과 마을을 강에 내어주고도 고향이라 떠나지 못 한 막지리 사람들은 애환이 담겨 있고 은퇴 후 고향으로 돌아 온 아들이 직접 잡은 생선에 약초를 더해 만든 어죽에는 늙은 어머니를 위한 마음이 고여 있다. 이처럼 은 ‘자연-밥상-삶’의 평범하지만 경이로운 연결 고리를 가장 서정적으로 보여주는 방송이다. 오목조목한 산간 분지 사이를 흐르는 금강은 그대로 그림이 되고, 댐 건설과 수몰로 변해가는 고향 땅을 여전히 지키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대로 소설이 되며, 푸근한 풍경과 넉넉한 인심을 묘사하는 최불암의 내레이션은 그대로 시가 된다. 동시에 음식을 만드는 과정과 조리법에 대한 설명 역시 쉬이 넘기지 않는다. 화려한 관광지도 아니고 앞 다투어 원조를 내세우는 맛집도 아니지만 필부필부의 밥상에 놓인 소담한 건강함을 맛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레고 배부르다.

동료와의 수다 포인트
– 우리나라 어디까지 가봤니? 올 여름 휴가는 ‘향수’를 쓴 정지용 시인의 고장이자 ‘1박 2일’에 소개된 자전거 라이딩 코스가 있는 옥천으로 가자!
– 다슬기 잡는 솜씨에도 연륜이 필요한 법! 더 먹은 밥그릇 수와 잡을 수 있는 다슬기의 수는 비례한다.
– 오후 7시 30분, 사람이 가장 허기를 느끼는 시간 그리고 엄마가 해준 집밥이 그리워지는 시간.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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