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 뉴스보다 효과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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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일, 그리고 1997년 4월 3일, 20대 젊은이 두 명이 잔인한 죽임을 당했다. 그리고 이 두 죽음은 각각 ‘수원 살인사건’과 ‘이태원 살인사건’이라 불리게 된다. 는 두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15년의 시차를 지닌 두 죽음의 공통된 아픔에 주목했다. 살해방법의 잔혹성, 외국 국적의 용의자, 사건 해결과정에서의 무심하고 무능한 공권력이라는 요소들은 두 사건에 더 큰 화제성을 부여했지만, 유가족들의 목소리로 조명한 그 죽음은 다른 누구에게라도 언제든지 닥쳐올 수 있는 비극이라는 점에서 모든 약자들의 억울함을 대변하는 사건이기도 했다.

사건에 대한 보도나 재연 형식이 아닌, 오로지 인터뷰로만 구성된 이 프로그램의 성격은 그래서 여느 때보다 효과적일 수 있었다. 세간에 떠도는 ‘수원 살인사건’의 인육유통조직 관련 여부에 대한 의문은, 황색 언론들의 선정적인 헤드라인과는 다른 피해자 유가족의 육성을 통해서야 그 핵심이 ‘속 시원히 밝혀지지 않는 진실’에 대한 문제제기에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방송은 그들에게 무엇보다 ‘가장 하고 싶은 말과 바람’을 자주 물었으며, 그들이 그 이후의 삶을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에 대한 사연에 귀 기울였다. 그래서 유가족들의 이야기는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는 뉴스가 아니라,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이들의 일상이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는가에 대한 공감의 이야기가 될 수 있었다. 그들의 하고픈 말은 같았다. 왜 국가와 제도는 시민들의 억울한 죽음과 해명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가. 공소 시효 만료를 앞둔 ‘이태원 살인사건’처럼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진실이 그대로 묻히고 죽음이 잊혀지는 것이었다. 침묵당한 망자들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SBS 의 메시지는 이렇게 2012년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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