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회 tvN 수-목 밤 11시
홍문관 교리 붕도(지현우)가 인현왕후 시해를 막는 장면으로 시작한 1, 2회는 2012년 현재로 온 붕도와 여배우 희진(유인나)이 만나는 것으로 끝났다. 두 시간을 들여 주요 캐릭터와 배경을 설명한 는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을 보여준다. 기사환국으로 가족을 잃고 복수를 꿈꾸는 능력자 붕도, 오디션에 늦었다며 헐레벌떡 뛰어도 메이크업은 전혀 망가지지 않는 “중고 신인” 희진과 바람둥이 한류스타로 능글맞게 다가오는 희진의 전 남자친구 동민(김진우)까지, 로맨틱 코미디로서 캐릭터는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다. 동민이 희진에게 같이 출연하게 된 드라마 대본 연습을 시키며 갑자기 뽀뽀를 하는 장면처럼 캐릭터를 소비하는 방식 또한 드라마의 첫 인상을 밋밋하게 만든다.

캐릭터뿐만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설정인 타임 슬립을 특색 없이 그리면서 드라마는 스스로 하이라이트를 놓쳤다. 기녀 윤월(진예솔)이 건네 준 부적 때문에 붕도가 처음 현재로 온 상황은 물속에서 듣는 듯 먹먹하게 처리된 소리가 강조되며 붕도의 얼떨떨한 심정을 나타냈다. 하지만 촬영 현장에서 만난 희진과의 대화에서는 좀처럼 소재의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갑자기 다가와 “무슨 역 맡으신 거예요?”라는 희진에게 붕도가 “처자는 혹시 아시오? 내가 죽은 건지,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라고 물은 후 다시 조선시대로 돌아온 장면은 그저 타임 슬립을 말로만 설명하는 것처럼 지루하다. 이제 1, 2회가 끝났지만, 독특한 소재와 로맨틱 코미디의 톤을 적절히 맞추는 배우의 연기만으로 드라마의 다음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새로운 캐릭터와 디테일한 표현이 없다면 굳이 를 지켜 볼 이유가 있을까. 이미 타임 슬립을 활용한 다른 드라마가 한 시간 전에 방송되는데 말이다.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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