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형제>, 꽃미남 퇴마사는 많을수록 좋다
, 꽃미남 퇴마사는 많을수록 좋다" /> 1-2회 채널 CGV 금 밤 10시
고전동화를 뒤틀어본다는 발상은 더 이상 신선하지 않지만 익숙함과 새로움의 줄타기를 즐기는 데는 이만한 소재도 없다. 고전동화의 보고 ‘그림 동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원제 < Grimm >)는 그 줄타기 안에서 새로움보다는 이미 익숙한 세계들을 조합하는 재미를 준다. 그림 형제가 퇴마사였다는 설정은 영화 를 통해 친숙하고, 꽃미남 퇴마사의 판타지 헌터물이라는 장르는 미국드라마 을 연상시키며, 그러면서도 주인공 닉(데이비드 지언톨리)이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형사라는 점에서 평범한 수사물의 외피에도 가깝다. 에피소드의 완성도와 참신한 상상력은 부족하지만 처럼 마니아층을 겨냥하기에는 복합장르물로서 나름의 매력이 있다.

1-2회는 의 그러한 장단점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빨간 모자와 늑대’, ‘금발머리와 곰 세 마리’를 각각 모티브 삼은 두 에피소드에서 흥미진진했던 것은 다소 단순하게 처리되는 주요 사건의 해결과정이 아니라, 닉이 자신의 정체와 이족의 존재를 깨달아가는 부분이다. 자신이 오랫동안 괴물을 사냥해온 그림 가의 후손임을 알게 된 닉이, 사실과 이성의 세계인 형사와 초현실과 본능의 세계인 퇴마사의 경계를 오가는 설정은 이 작품의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또 한명의 인상적인 경계의 캐릭터는 늑대 인간 먼로(실라스 웨어 밋첼)다. 인간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그는 닉을 도와 악한 이족들을 처단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만, 그 역시 동물적 본능과 인간적인 감정 사이에서 끊임없는 갈등을 겪는다. 그러한 갈등과 고민이 결코 심각하게 다뤄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는 깜짝 호러 효과만 주의하면 부담 없이 즐기는 킬링타임용 드라마라는 목적에 큰 욕심 없이 충실한 드라마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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