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 밤 10시 50분
“영화 속 로맨스가 현실로 다가온다면” 일반인 남녀 10명이 크로아티아에서 열흘 간 사랑을 찾아 나선다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은 첫 회에서부터 현실과 거리가 먼 분위기를 강조했다. 50분이 안 되는 방송 시간 동안 투개월, 정엽이 부른 달콤한 BGM과 ‘내 마음은 당신을 바라봅니다’와 같은 자막이 자주 등장했던 3회에 이르자 그 분위기는 더욱 짙어졌다. 취향으로 데이트 파트너를 결정했던 1, 2회와 달리 중간 선택 전, 자신이 가장 끌리는 사람을 셀프 카메라에 담는 미션을 전달하면서도 영화 의 한 장면을 보여주며 출연진들을 영화 속으로 깊이 끌어들인다. 에메랄드 빛 아드리아 해안과 눈으로 둘러싸인 플리트피체의 절경처럼 더 없이 ‘로맨틱’한 상황이다.

이런 포장이 성공했는지는 보는 사람의 호, 불호에 따라 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은 스스로 내세우는 영화적인 분위기의 로맨스와 방송을 통해 보여주는 출연진들의 감정 수위를 조절하면서 프로그램 전체에 일관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여느 일반인이 출연하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처럼, 또한 출연진들 사이에서 삼각관계가 만들어지고 감정을 고백해야 하는 순간 불편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출연진들의 속마음을 묻는 인터뷰는 충분히 자극적일 수 있는 상황에서 선택의 이유나 심정을 묻는 선에서 그친다. “중간 선택에서 누구를 선택했느냐”는 주윤정의 물음에 권종익은 사이가 가까웠던 임은지 대신 주윤정을 지목한다. 순간 권종익을 신경 쓰고 있던 임은지의 표정은 살짝 흔들렸지만 조심스럽게 “감사했어요”라는 주윤정의 인터뷰만으로 상황은 마무리된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일반인들의 감정 변화를 자극적인 갈등으로 부각시키지 않으면서도 이들의 감정 변화에서 나오는 재미 역시 놓치지 않는 선을 지금까지는 놓치지 않고 있다. 수줍고 느리지만 노골적인 감정싸움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다. 영화 같은 사랑을 대놓고 강조하는 이 방송을 유치하다고 느끼면서도 은근히 보게 되는 이유다.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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