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시대>, 음악 전문 채널의 미친 존재감
, 음악 전문 채널의 미친 존재감" /> MBC MUSIC 저녁 7시
Mnet과 KM, SBS MTV 등 음악 전문 채널은 이미 몇 개나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각종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비롯해 음악 관련 프로그램도 넘쳐나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뒤늦게 개국한 MBC MUSIC 채널은 자신들만의 또렷한 색깔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런 맥락에서 개국 특집 프로그램인 는 핵심을 찌른 영리한 기획이었다. 약 1시간 동안 가수 40여 명이 논스톱으로 노래를 부른다는 방식은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시도되지 않았을 뿐더러, 음악 전문 채널로써의 정체성 또한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처럼 독특한 기획의 의의는 음악 프로듀서인 윤상의 말을 빌려 한 마디로 설명됐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겁은 났지만 포기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왜냐하면, 이건 그 어떤 목적도 없이 음악이 주인공인 시대를 위해서니까.”

철저히 음악을 중심에 놓겠다는 다짐은 프로그램 곳곳에서 묻어났다. 윤상은 첫 곡으로 ‘소리’를 골랐고, 참여 가수들의 스펙트럼은 엠블랙부터 정훈희까지 다양했다. 여타 프로그램처럼 사이사이에 들어가는 토크는 없었으며, 모든 가수들은 모든 무대에서 함께 노래를 불렀다. 는 인터뷰나 자막을 통해 그 의미를 여러 차례 강조하려 했으나, 사실상 무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던 셈이다. “우리가 왜 음악을 해야 하는지, 우리가 왜 음악을 사랑하게 됐고 왜 이 자리에 같이 서게 됐는지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았다”던 박기영의 말처럼, 지나의 ‘Black&White’든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든 장르나 세대로 분류하고 평가하기 이전에 그것이 우리가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것이다. 음악으로 소통한다는 것. 흔하디흔한 이 관용구를 는 빤하지 않은, 그러나 정공법으로 증명해보였다. 이로써 음악 전문 채널인 MBC MUSIC의 탄생 역시 일종의 당위를 갖게 됐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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