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초한지>, 샐러리맨은 어디에?
, 샐러리맨은 어디에?" /> 3회 SBS 월-화 밤 9시 55분
샐러리맨의 삶이 팍팍한 이유는 일상의 얼굴을 한 전장에서 매일 크고 작은 전투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어딘가에 입사하여 샐러리맨이 되는 것만큼 그 자리를 보전하며 살아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 는 소설 의 틀을 빌려 이 같은 샐러리맨의 애환을 해학적으로 풀어낼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3회까지 방송된 드라마는 ‘우리’의 이야기가 아닌 ‘그들’의 이야기로 흘러갈 우려를 품게 만든다. 현재 의 핵심 플롯은 신약 개발을 둘러 싼 천하그룹과 장초제약의 갈등이다. 여기에 안하무인인 여치(정려원)가 부모를 죽게 만든 할아버지 진시황(이덕화)과 반목하는 이야기와 이런 여치를 담당하게 된 유방(이범수)의 고군분투가 더해졌다. 그러나 아직 어느 쪽도 진짜 샐러리맨의 이야기로 보기는 어렵다.

오너의 손녀라는 지위를 이용해 마음대로 계약을 파기하고 결제서류를 세단기에 넣는 여치의 만행과 자존심 싸움에 공장 부지를 걸고 도박을 하는 대기업 회장의 모습 어디에서도 ‘평범한 봉급생활자’의 애환을 찾을 수 없다. 출근하다가 회장님 등장 소식에 일렬로 늘어서 “회장님 만수무강 하십시오”를 외치거나 이유 없이 머리를 박히고 조인트를 까이는 것으로 이를 표현했다고 한다면 너무 단편적이고 안이한 태도다. 오히려 는 신약 정보를 훔치려는 항우(정겨운)의 일련의 계략과 그로 인해 불에 탄 신약 연구소에서의 에피소드를 통해 과잉의 에너지와 캐릭터 코미디에서 장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장기를 매력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하나 남은 신약을 둘러싸고 본격적으로 전개될 이야기에서 공감할 수 있는 샐러리맨의 일상과 애환이 탄탄하게 중심을 잡아야 한다. 회장, 오너 손녀, MBA 수석 졸업생, 주요 임원들의 암투는 ‘기업’ 드라마의 전투지 ‘샐러리맨’ 드라마의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