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같아라>, 자식들에게도 연애와 결혼 이상을 허하라
, 자식들에게도 연애와 결혼 이상을 허하라" /> 31회 월-금 MBC 오후 8시 15분
다른 일일극들과 비슷한 출생의 비밀, 그리고 가계도를 그려 확인해봐야 하는 인물 관계망을 갖고 있지만, 그럼에도 가 차별화됐던 이유는 춘복(김갑수)의 존재 때문이었다. 고향 친구들인 춘복과 상엽(홍요섭), 그리고 준태(이한위)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전작인 와 반대로 중년 남자 중심 일일 가족극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중 춘복은 가장 복잡한 사연과 내면을 가진 인물이다. 누군가의 아들이며 남편이고 형이며 아버지로서 모든 역할을 감내하는 생활인 춘복으로 인해 는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춘복에게서 동생 해준(김승수)으로 넘어가면서 는 조금씩 원래의 정서와 이야기의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야기와 갈등의 중심이 옮겨간 것 자체만 본다면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한 세대가 가진 문제가 그 다음 세대에 영향을 미치고, 연쇄적으로 사건과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일일 가족극이 가진 당연한 특성이다. 하지만 해준과 관련한 사건들이 지극히 전형적이며 자극적인 방식으로 전개되어 가는 것은 분명한 문제다. 해준의 옛 연인 유미(황인영)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남편을 죽이려 한 피의자로 검사인 해준 앞에 나타나고, 예고에서는 해준에게 갑자기 함께 떠날 것까지 요구한다. 여전히 해준에게 맹목적으로 구애 중인 효진(양진성)이나, 정처 없는 반항 심리를 춘복에게 표출하는 지완(이재윤)도 마찬가지로 개연성 없는 행동을 반복할 뿐이다. 현대사에 얽힌 과거사까지 꼼꼼히 준비되어 있던 아버지 세대와 달리 자신들의 이야기를 갖지 못한 자녀들은 갈등을 위한 갈등을 만들고 있다. 오늘의 아버지를 만든 것이 결혼만은 아니듯, 자녀들에게도 연애와 결혼 그 이상의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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