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EN >, 한없이 수사물의 본질에 가까운
, 한없이 수사물의 본질에 가까운" />< TEN > 7회 OCN 금 밤 12시
여섯 번째 에피소드 ‘민채원 유괴사건’은 이례적으로 2주에 걸쳐 방영되었다. 수사극 장르에서 연쇄살인이나 도심 테러 등의 사건보다 자극성이 부족한 소재일 수도 있는 유괴사건을 2회 특집으로 편성하면서 (이하 < TEN >)은 수사물로서의 강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이는 베테랑 형사 백도식(김상호)이 신참 박민호(최우식)에게 하는 말에서 확실히 드러난다. “형사한테 유괴는 다른 사건이랑 본질부터 다르다. 살인, 강도, 사기는 어떻게는 범인만 잡으면 되지. 근데 유괴는 달라. 범인을 잡더라도 애가 조금이라도 잘못돼 있잖아? 그럼 허투루 쓴 1분은 10년을 따라다닌다.” 범인 못지않게 희생자에 집중하는 것, 그리하여 사건을 장르적 재미를 위한 소재로만 소비하지 않는 것은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다.

< TEN >의 이러한 특성은 수사물의 본질이 결국 인간 탐구에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범인들은 단지 사이코패스 같은 병리적 인간형들만이 아니라 강력한 내면의 동인을 지니고 있으며, 종종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를 넘나들기도 한다. 이는 ‘테이프 살인사건’의 일란성 쌍둥이에서부터 이번 에피소드의 대리모에 이르기까지 이 작품이 자주 사용하는 ‘더블’ 모티브로도 잘 나타난다. 7회에서 지훈(주상욱)은 예리(조안)에게 “나쁜 쪽이든 좋은 쪽이든 뭔가를 절실하게 숨기고 싶은 인간은 아주 두꺼운 가면을 쓸 수 있다”고 충고한다. 그것은 범인을 겨냥한 말이지만, 사실상 어두운 내면을 숨기고 있는 자신과 예리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 TEN >이 추적하고자 하는 것은 ‘정상’으로 간주되는 인간의 여러 얼굴 중 하나이며, 궁극적으로는 우리를 마주보고 있는 스스로의 어두운 심연이다.

글. 김선영(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