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스타’, 단독편성 감 잡았어
‘라디오 스타’, 단독편성 감 잡았어
‘라디오 스타’ 수 MBC 오후 11시 5분
박수홍은 ‘한동안 뜸했었지’를 김국진을 위해 불러주었다. 그 노래는 감자골 4인방 모두와, 그리고 ‘라디오 스타’(이하 ‘라스’)에서 다시 빛난 수많은 게스트들을 위한 노래이기도 했다. ‘라디오 스타’는 “한동안 뜸했”던, 혹은 “왠일일까 궁금”한 게스트들을 만날 때 더 큰 재미를 준다. 컴백 기념으로 출연했던 원더걸스나 ‘뮤지컬을 사랑하는 스타’에 어색하게 묶여있던 소녀시대가 ‘라스’와 어울리지 못하리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하지만 의외의 게스트와 함께 마이너한 감성으로 70분을 채우는 것이 쉽지 않으리라는 것도 예상된 것이었다. 이는 단독 편성 이후 ‘라스’의 계속된 딜레마였다. 이 딜레마를 처음으로 깨준 것이 바로 지난주의 감자골 4인방이었다. 20세기를 추억하면서도 21세기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충실한 이들은 오랜만에 ‘라스’를 ‘라스’답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감자골 4인방의 ‘고품격 노래방’과 유세윤의 MC합류, 떠오르는 악역 특집까지 이어진 어제의 방송은, 단독 편성의 감을 찾은 ‘라스’가 승부를 걸기 시작한 한 회였다. 메인 스튜디오에서는 고유한 ‘라스’의 감성을 유지하고, ‘고품격 노래방’은 과거 ‘무릎 팍 도사’에서 소화했던 진지한 이야기를 담당하는 구성은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건방진 도사의 캐릭터와 개인기로 무장한 유세윤을 더한 것은 ‘라스’의 가장 큰 장점인 MC들 간의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유세윤에게도, 4인 MC 체제를 유지해온 ‘라스’에게도 도전이다. 그 도전은 ‘무릎 팍 도사’의 지나간 영광을 털어내고 ‘라스’만이 살아남은 “역사적인 날”을 선포하며 시작되었다. 게스트의 나이와 신체적 약점을 파고들고, 베테랑 성우 출신 배우에게 목소리 연기를 ‘독도는 우리 땅’ 가사로 부탁하는 바로 그 ‘라스 정신’을 간직한 채 의 진정한 통일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 “다음 주에 만나요 제발”을 외치지 않아도 되는 ‘라스’가 새롭게 시작되고 있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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