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눈물>, 잊지 않기 위해서
, 잊지 않기 위해서" /> 금 MBC 밤 11시 10분
프롤로그는 ‘지구의 눈물’ 연작 가운데 이번 눈물이 가장 뜨거울 것이라는 예고였다. 이야기의 범위가 더 확장되고 스케일도 커진 은 환경문제라는 시리즈 공통의 화두를 간직하면서도, 자연과 원시의 땅에 머물던 시선을 그 주위로까지 넓혀 그 문제가 연쇄적으로 불러오는 지구의 비극을 처연히 응시한다. 프롤로그였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의 말대로 ‘더 깊고 리얼해진’ 시선이 화면 곳곳에서 느껴진다. 그러니까 ‘지구의 눈물’ 시리즈는 그것을 만들어 내는 제작진의 주제의식과 그것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문제의식이 함께 성장해가는 스토리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은 반제나 호수가 말라붙은 뒤 눈물을 흘리며 죽어가는 아기 코끼리의 모습에서 북극곰의 비극을 재환기하고, 손에서 거울을 놓지 않는 풀라니족의 미소년 이브라힘에게서 앞머리를 곱게 다듬던 아마존의 와후를 떠올리며 우리와 다르지 않은 타인의 얼굴을 재발견한다. 또 결말부에 이르면 20년이란 숫자와 다시 만난다. 에서 개발로 인한 방화로 20년 뒤 아마존의 숲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비극적 예고에 이어, 이번에는 아프리카 대륙을 ‘신령처럼 지키던’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20년 이내에 사라질 것이라는 비보다. 그리고 마침내 이 프롤로그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 비극이 자연의 문제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참혹한 현실과 마주한다. 이것은 바로 우리의 비극이다. 그 문제와 직접 대면하지 않는다면 이 당연한 사실도 잊고 살아가는 것이 또 우리다. 잊지 않기 위해, 우리의 얼굴과 대면하기 위해 앞으로 4주 동안 펼쳐질 을 지켜보기를 권한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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