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영화대상>, 화려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진심
, 화려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진심" /> 목 MBC 밤 9시 55분
무엇이 달랐냐고 묻는다면, 은 돌발과 파격이 배제된 지극히 평범한 영화 시상식이었다. 그러나 무엇이 특별했느냐고 묻는다면, 이 시상식은 너무나 평범한 방식으로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인들을 축하했기에 오히려 특별한 행사였다 할 수 있겠다. 예컨대, 시상식의 단골 출연자인 소녀시대의 축하무대에 동참한 송윤아는 자연스럽게 내빈들의 웃음을 유도했고 이것은 초대받은 사람들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주최자의 최선이었다. 또한 시상식은 행사와 방송의 화제를 만들기 위해 배우들에게 억지스러운 상황을 맡기거나 부담스러운 대답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스스로 한 발 물러나 배우들에게 주인공의 자리를 내어 주고 묵묵히 정해진 순서를 착오 없이 진행해 나갈 뿐이었다. 덕분에 누구도 당황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기쁨과 축하를 만끽 할 수 있었다. 허무한 말장난과 가십 대신 이 공들여 포착한 것은 영화 안에 빠져있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의 대목을 인용하여 만든 노래를 발표한 박기영의 무대는 영화제가 보여줄 수 있는 진심의 고급스러운 사례였고, 의 삽입곡을 따라 부르는 김새론의 입모양은 그녀를 한명의 신인 여배우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지한 열정을 대변했다. 딱히 빠진 것은 없으나 어딘가 담백한 이 시상식의 분위기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서영희의 소감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한 계단 오르기가 힘겨워 그만둘까 고민했었다는 그녀는 “너무 좋은데 아무 생각이 안 나요”라며 웃는 얼굴로 소감을 마무리 했다. 그러나 오열하지도 않고, 멋 부린 말로 힘주지도 않은 그 평범한 이야기에 동료 여배우들은 눈물을 훔쳤다. 가장 중요한 것은 꾸미지 않아도 전해지는 법이라는 진리를 오래간만에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배우들의 드레스업보다 그들의 눈물이 기억에 남는 시상식이었다. 그것만으로 이 시상식이 부활한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글. 윤희성 nin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