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가든>, 성장을 위한 체인지
, 성장을 위한 체인지" /> 1-2회 SBS 토-일 밤 9시 50분
상대를 배려할 줄 모르는 거만한 백화점 CEO 김주원(현빈)이 강한 생활력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스턴트우먼 길라임(하지원)에게 “미친 놈”처럼 빠져들더니 결국 “저한테는 이 사람이 김태희고 전도연입니다”라고 고백한다. 그것도 단 2회 만에. 은 기존 로맨스 물에 비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남자 주인공의 감정을 완성시켰다. 이 작품이 단순히 돈 많은 남자와 가난한 여자의 뻔한 러브스토리가 아니라는 얘기다. ‘영혼이 바뀌면서 진정한 자아를 찾게 되는 두 주인공의 성장 드라마’라는 기획의도처럼, 의 초점은 바로 ‘체인지’다. 따라서 1-2회는 차후 영혼이 바뀌게 될 두 사람이 현재 얼마나 상반된 삶을 살아가는지 보여주는 밑그림 작업이었다. 주원은 일주일에 딱 이틀만 출근해 결재서류에 도장을 찍는 재벌이지만 폐소공포증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고, 라임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인공을 뒷받침해주는 스턴트우먼이지만 “액션배우라는 자부심 하나”로 버티고 있다. 성격도 계급도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영혼이 바뀌게 되면, 주원은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일을 하면서 인생의 교훈을 터득하게 될 테고, 라임은 당당하게 제 목소리를 내는 사람으로 사는 동시에 주원의 상처(폐소공포증)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정반대의 환경에서 자란 남녀 주인공이나 뒤바뀐 영혼이 개별적으로는 진부한 설정일지 몰라도, 이 둘을 하나로 합쳐놓고 보면 꽤 흥미로운 성장드라마로서의 가능성이 보인다. 게다가 김은숙 작가 특유의 ‘대사빨’은 자칫 평면적일 수 있는 캐릭터들을 맛깔스럽게 살려냈고, 스턴트우먼이라는 직업은 라임을 그저 재벌남의 동정 대상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멋있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이제 남은 건 서로의 몸속에 들어가 새 인생을 마주하게 될 두 사람의 모습이다. 본격적인 시동은 아직 걸리지 않았다.

글. 이가온 thirte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