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 2>, 탈락한 누구도 패배자는 아니다
, 탈락한 누구도 패배자는 아니다" /> 금 Mnet 밤 11시
변명이라면 변명일 수 있겠다. 자신이 응원하던 후보의 부진을 선곡과 연출의 탓으로 돌리던 시청자들에게 는 스스로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팬들의 투표로 결정한 노래를 출연자의 아이디어로 연출한 무대가 모두 계산만큼의 결과를 산출해 내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분위기 연출에는 성공했으나 아마추어의 한계를 오히려 부각시킨 존 박의 ‘니가 사는 그 집’이나 너무나 기존의 이미지에 부합한 나머지 무난함에 그치고 말았던 장재인의 ‘레몬트리’는 ‘감탄은 있으나 감동이 부족하다’는 유명한 심사평을 떠올리게 했다. 오히려 이날의 주인공은 섬세한 가창력을 강조하기보다는 그동안 좀처럼 선보이지 못했던 파워풀한 발성을 통해 순위를 역전시킨 허각이었다. 아직도 출연자들은 완전히 여물지 않은 후보들이고, 그렇기에 이들에게는 여전히 새로움에 대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통로인 는 여전히 시청자들의 주적이다. 장재인의 탈락을 두고 편성의 불공정함을 토로하거나, 특별 무대를 선보인 탈락자 김보경의 열창을 두고 심사의 비전문성을 거론한다. 누군가는 탈락해야 한다는 시스템이 담보하는 잔혹함은 회를 거듭할수록 그 감정의 깊이를 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탈락한 누구도 패배자는 아니라는 점이다. 장재인은 결국 “노래가 아닌 음악을 한다”는 벅찬 칭찬을 들었고, 앞으로 그녀의 음악을 기다려줄 많은 팬을 얻었다. 김보경 역시 시스템을 뛰어넘는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심어줄 기회를 얻었고, 방송 출연으로 놀림의 대상이 되었던 ‘힙통령’ 장문복마저도 동경하던 아웃사이더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추억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주고 기회를 준다. 그래서 이 악역은 자처할만한 것이고, 탈락의 순간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웃음 짓는 장재인은 안쓰러운 실패자가 아니다. 누가 반문할 것인가. 그녀가 이미 많은 사람의 슈퍼스타라는 점에 대해.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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