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 위로의 꽃 한 다발
‘남자의 자격’, 위로의 꽃 한 다발
‘남자의 자격’ KBS2 일 오후 5시 20분
이제 예능은 보여주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예능에서 긴장감을 주조하고 감동과 눈물을 만들어내려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출연자들은 화자를 넘어 직접 프로그램의 주체가 되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일상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 공감이 형성되어야 비로써 합창대회 전 대기실의 긴장된 공기가 시청자의 안방에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그 방식 또한 정교해져서 소외된 것에 대한 다양한 관심은 프로레슬링(MBC )으로, 꿈을 찾기 위한 살벌한 도전은 노래(Mnet )라는 나름의 은유로 풀어낸다. 거기에 ‘남자의 자격’은 합창을 통해 인생에서 우리가 잊은 가치 중에 꿈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우리도 있음을 노래했다. 지난 두 달 동안 달려온 33인의 남자의 자격 합창단의 여정은 벚꽃처럼 마지막 순간 멋지게 흐드러졌고, 가장 황홀한 순간에서 끝났다. 단 8분, 어쩌면 서두원의 말처럼 인생의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는 그 한 순간을 위해 보기조차 지겹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연습한 끝에 하모니가 만들어진 것이다. 군무라는 전체적인 그림 속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품고 사는 멤버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담아내기. 이것은 합창에 인생을 투영한 ‘남자의 자격’의 생각이고 이 사회에 던지는 위로의 꽃 한 다발이다. 본선무대 후 쏟아진 출연자들의 눈물에 아무 관련 없는 시청자들이 울컥할 수 있다니 합창을 넘어선 예능의 기적이 아닐 수 없다. 한편, 공연연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음향을 섬세하게 제어하지 못해 감동어린 상황에 비해 공연실황 음향은 조악했다. 이는 예전 의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된 연세대 축제 행사 때만큼이나 아쉬운 옥에 티다.

글. 김교석(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