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보며 웃어>, 애써 외면한 현실을 비추는 거울
, 애써 외면한 현실을 비추는 거울" /> 2회 월-화 EBS 저녁 7시 5분
오랜만에 마음 따뜻한 드라마가 나왔다. 아래로는 청소년들의 풋풋한 청춘 멜로가 있고, 위로는 전원주와 같은 친근한 어르신들의 농이 있다. 그 가운데 세상의 모든 고난을 짊어진 가녀리고 어여쁜 베트남 아줌마와 무심한 듯 다정한 한국인 아저씨의 조심스런 로맨스가 자리한다. 이 가족을 둘러싼 해안 마을은 평화롭고 사랑스럽게 모든 것을 감싸 안고 있지만 다문화가족 드라마 는 우리를 불편한 지점으로 내몬다. 그냥 가족드라마가 아니라 ‘다문화가족’이라는 타이틀이 신파이자 갈등 요소이고 이를 극복하기까지의 과정이 에피소드가 되기 때문이다. 후엔(하이옌)의 “진짜 새처럼 바람에 날아갔으면…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어요”와 같은 대사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불법체류자의 딱한 처지, 불편한 시선과 편견, 국제결혼, 그리고 혼혈에 대한 차별과 따돌림과 같은 사회 문제가 적나라하게 전면에 등장하는데 이 상황이 신데렐라 스토리를 위한 포석만이 아닌 우리가 외면했던 현실이다. 는 이런 현실을 들춰보고 화해와 이해, 소통의 노력을 하고자 한다. ‘사는 게 뭔지’를 읊조리며 술잔을 기울여주는 마음, 서로 돕고 사려는 따뜻함과 가족애로 말이다. 허나 서로 진심으로 소통하고 보듬으면서 이웃이 되고 가족이 되자더니 후엔에게만 불쌍한 짐을 지워놓고 이를 동정의 시선으로 보듬어가는 구조라 의식화된 교조주의와 선입견을 재생산할 여지도 얼핏 보인다. 소통이 문제라는데 과연 우린 인간에 대한 이해는 하고 있는 것일까. 참고할 사항은 예전 KBS 의 스타 하이옌의 주연 데뷔작이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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