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넘버원>이 남긴 숙제
이 남긴 숙제" /> 19회 수-목 MBC 밤 9시 55분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장우(소지섭)는 다시 중대장이 되었고, 2중대는 원래 주둔했던 곳이자 장우와 수연(김하늘)의 고향인 영촌면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2중대는 정확히 1년 만에 같은 명령을 받게 된다. 장우와 수연의 운명적인 재회가 거듭 이루어진 장소이며, 태호(윤계상)와 수연의 비틀어진 운명이 시작된 바로 그 곳 영촌교를 폭파시키라는 것. 1950년 6월 25일, 그 다리를 넘어 북한군이 진격해 왔고, 이후 세 사람은 전쟁 속에 휘말려 언제나 생사의 기로에 선 삶을 살아야만 했다. 의 마지막 전투, 혹은 마지막 이야기에 앞서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은 것은 마지막 회에 기다리고 있는, 예상되는 그 비극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작품이 너무도 명확하게 단지 이 날을 위해서만 달려온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에는 100% 사전 제작이기 때문에 현재진행형의 드라마가 되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회가 거듭됨에 따라 나름대로 섬세한 방식으로 그려졌던 군인들 사이의 경쟁과 갈등, 전우들 간의 우정도 모조리 묻어버릴 만큼 절대적인 멜로를 향한 갈구는 시대착오적인 판단이었다. 하지만 사전제작시스템 속에서는 지금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맞추어 작품이 수정될 수가 없다. 그래서 은 철저하게 의 전쟁 속에만 머문다. 전선에서만 벌어지는 전쟁, 전쟁의 상대편의 실체나 상태가 모호한 전쟁, 군인들만의 전쟁. 전쟁이 앞으로 2년은 더 계속되리라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군인들처럼, 이 드라마를 나중에 보게 될 사람들의 시선은 의식하지 않고, 은 계속해서 과거에서 진행된다. 마지막 회에서 예상대로 다가오게 될 비극의 참담함이 어떠하든, 이제 곧 과거의 드라마가 될 이 ‘현재의 드라마’에 숙제를 남겨준 것만은 분명하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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