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 명절 특집 장기자랑입니까
, 명절 특집 장기자랑입니까" /> MBC 일 오후 4시 10분
은 매우 클래식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세트 디자인을 보고 하는 말이 아니다. 아이돌(혹은 가수)이 게임이나 코미디의 강박에서 벗어나 본업인 춤과 노래를 보여주기만 하면 되니, 스토리와 캐릭터를 중시하는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보기 드문 쇼다. 방송 3사의 가요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전무후무하며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으로는 SBS 이 있겠다. 이 모든 출연자들이 노래를 하고, 1등을 뽑는 것이라면 은 노래 대신 장기자랑을 한다. 오프닝에서 게스트들의 신고식 장기자랑, 본론으로 들어가 장기를 보여주고 인증을 받는 ‘S파일’, 심사위원들 앞에서 (또!) 장기자랑 대결을 벌이고 1등을 뽑는 ‘마음을 잡아라’까지 코너 이름은 바뀌지만 결국은 모두 춤과 노래를 보여주는 장기자랑 무대다. 그런데 장기란 것이 계속해서 개발하기 힘들고, 죽어라 연습한 자기 무대를 보여줘도 될까말까한 판에 다른 가수의 무대를 흉내 내는 것으로 재미를 보장하기란 쉽지 않다. 출연진이 한정적이니 SBS 같은 다양한 무대가 나올 수도 없다. 물론 장기자랑 외에 스토리 라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3회째 내리 똑같이 반복되는 진행이 너무나 전형적이다. 망가지는 숙녀시대와 쿨룰라가 있고, 남자 그룹을 게스트로 초빙해 러브라인을 만드는 뻔한 전개. 이럴 바에는 차라리 남녀 그룹 성비를 맞추는 게 더 좋을 뻔했다. 의 유일한 수확인 시크릿 멤버 징거의 골반댄스가 폭발하는 징거타임은 그간 몰랐던 아이돌들의 숨은 매력을 발견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만큼 다른 장기자랑 무대가 특별한 게 없었다는 반증도 된다. 모두가 열심히 하는 모습은 보기 좋지만 명절 특집으로 편성됐으면 더 좋을 뻔했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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