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전쟁 신 재현에 있어 총포탄의 음향이나 전술적 움직임 등은 국내에 방영된 전쟁드라마 중 완성도가 높은 쪽에 든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초반 몇 회까지 부족해보였던 전쟁 신이 제자리를 잡아가면서 그 노력 자체에 찬사를 보낼 만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리 마음을 비우고 전투장면만 본다고 할지라도 연속극의 필수요소인 긴장감이 떨어진다. 국도 1호선을 수복해야 하는 이유, 진격해야만 하는 이유가 사랑에 가려져 있기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영웅들의 모습과 비장미를 찾기 힘들어졌다. 이번 회에도 평양을 수복하는 과정이 아니라 그 후의 만남과 엇갈림에 더 큰 비중이 있었다. 그렇다보니 치열한 전투 신이 들어갈 자리는 더 줄어들었다. 여기서 생기는 삐걱거림은 선임상사와 같은 매력적인 조연 캐릭터들을 단지 조연에 머물게 하고, 전장에서 사나이이자 군인으로서 의리와 정을 나누던 장우(소지섭)와 태호(윤계상)는 한순간 돌변해 치정극을 벌이게 만든다. 프로페셔널한 군인정신과 한 여인을 두고 벌이는 순정파 남자를 오가는 이 둘의 위태한 관계를 지켜보다보면 당혹스러움이 느껴진다. 영웅심에 사로잡힌 한 장교 부대원 때문에 중대의 사기가 떨어지고 분열되는 양상을 그리는 것이 전쟁 드라마에 더 가까운 갈등이 아닐까. 은 온가족을 사로잡을 대하드라마로 대장정의 발을 내딛었으나 전쟁영화 팬만을 남겨놓았다. 허나 북한군이 밀리고, 수연(김하늘)과 이들이 물리적으로 가깝게 지내게 되면서 긴장감 넘치는 치열한 전투 신보다는 밑도 끝도 없는 애정전선이 강하게 형성되고 있으니 위기는 또다시 찾아오고 있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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