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모두에게 열려있는 기회의 땅
, 모두에게 열려있는 기회의 땅" /> SBS 밤 11시 5분
빅뱅의 승리는 자신이 에 두 번째로 출연하게 된 계기를 양현석 사장 성대모사로 밝혔다. “태양 앨범 프로모션 중이니까 쓰잘 데 없는 소리 하지 말고 태양 위주로 얘기하고 와라” 90년대 꽃미남 스타였던 김진은 으로 ‘제 3의 데뷔’를 노리고 있다며 “오늘 뭐 하나 얻어 걸려야 돼요”라는 결의를 다졌다. 요즘 예능의 출연자들 대부분에게는 이렇듯 명확한 목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뚜렷한 지지층 없이도 ‘식상한 폭로전’이라는 초반 우려를 딛고 9개월째 비교적 순항하고 있는 것은 이 다양한 색깔과 목표를 가진 출연자들이 누구나 한 자리씩 배정받아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기회의 땅’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누구에게나 동일한 방송 분량이 배당되지는 않는다. 예능에서 할 이야기가 고갈될까 봐 보이스 피싱 전화마저 토크 소재로 써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반겼다는 황보의 이야기는 이 전장에 뛰어드는 이들의 부담감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구박덩이를 자처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강호동과 야무진 멘트로 완급을 조절하는 이승기는 상당히 효율적인 분위기의 멍석을 펼쳐놓았고 윤시윤의 출연에 맞춰 깜짝 등장한 진지희는 예상치 못한 재미를 줬다. “필통이 20대로 치면 백(가방)이죠, 백”이라는 애드리브로 자신이 원했던 ‘한 방’을 건진 김진도 준비한 만큼 결과를 얻었다. 사실 태양과 유리의 소개팅 스토리에 호들갑을 떨거나 집요하게 영상 편지를 요구하는 특유의 오버가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피서철의 휴양지처럼 시끄럽고 산만하더라도 그 순간 웃고 떠들 수 있다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납량특집’이라는 주제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는 것을 방송 끝날 때 깨달았더라도 말이다.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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