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물고기>, 너무 쉬운 복수극
, 너무 쉬운 복수극" /> 55회 MBC 월-금 저녁 8시 15분
이중 복수극 는 최근 태영(이태곤)의 복수극 제1막을 마무리 지은 뒤 지민(조윤희)의 역복수라는 제2막을 전개 중이다. 태영의 음모를 모두 알게 된 지민은 복수를 위해 청순가련한 연기로 그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고 그의 아내 현진(소유진)의 의심과 불안감을 자극하며 서서히 둘의 갈등을 불러온다. 태영의 복수가 근친 살해와 아동학대 등 가족적 트라우마에 근거한 가족 해체극이었다면, 지민의 복수는 순정을 바쳤던 남자에 대한 배신감이 핵심인 치정멜로극의 성격을 띤다. 전자는 MBC 같은 시대극에서 주로 선보인 전형적인 남성 중심 복수극이고, 후자는 SBS 같은 멜로드라마에서 자주 사용된 여성 중심의 복수극이다. 즉 는 새로운 상상력을 보여주는 대신 전형적인 복수극의 설정만을 빌려와 복수(複數)로 결합하는 손쉬운 방식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 전개 과정에서도 이야기의 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배신남의 장인과 결혼하여 그의 장모가 된다는 극단적 인물관계 설정으로 자극지수 상승만을 겨냥하고 있다. 복수극을 강렬하게 추동하는 인물들의 욕망과 내면은 실종되고 표피적인 복수 흥행 코드만 존재하니 결국 남는 건 또다시 불륜과 치정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어제 지민이 친구와 나눈 대화는 이 드라마 문제의 핵심을 보여주고 있다. “뭐가 그렇게 어려워, 이태영이 어떤 인간인 줄 아냐, 23년 사귄 여자 한 순간에 짓밟는 남자다, 그리고 그 여자가 나다, 부인한테 말하면 되잖아.” “아냐. 그렇게 쉽게 갈 거면 시작도 안했어. 두고 봐 날 사랑한 만큼 그 끝은 더 고통스러울 테니까.” 하지만 의 문제는 지금도 쉽고 진부하게 가고 있다는 거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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