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버스데이>, 김 빠진 아홉 번째 생일
, 김 빠진 아홉 번째 생일" /> KBS2 월 밤 11시 5분
파업의 영향일까, 그게 아니라면 포맷의 한계일까. 지난 주 하이라이트 방영 뒤 다시 시작된 는 기운이 빠진 것처럼 보였다. 제시카가 하차하고, 이경실이 고정 MC로 자리를 굳힌 변화와 조형기, 지석진, 은지원이라는 조합이 ‘남편’들의 다양한 세대를 대표할 수 있었던 외적 상황도 중심을 찾지 못하고 산발적으로 진행되는 토크에 활력을 불어넣지는 못했다. 혼전 임신과 같이 민감한 소재나 출산과 관련한 성적인 소재까지도 자연스럽게 풀어갈 수 있는 입담이 있는 MC와 게스트의 조합으로도 토크가 흥미롭게 진행되지 않는 것은, 결국 아직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프로그램의 정체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경규는 방송 초반, 미혼자가 하나도 없는 MC와 게스트 조합에 대해 농담처럼 이 프로그램의 타깃층이 “40대에서 80대까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타깃층의 연령이 높다고 해서 구성의 안일함을 덮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가 지향하고 있는 타깃층은 모호하다. 기혼자들 중심의 토크라고 하기엔 실제 부부가 출연하는 SBS 보다 깊은 이야기로 들어가지 못하고, 아줌마, 아저씨들의 왁자한 토크로 풀어가기엔 MBC 의 그림자가 너무 짙다. 이경실의 영입이 “탄탄함과 안정감” 때문이었다는 조형기의 지적은 정확하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아야 할 이경규와 이경실 사이에 그 이상의 시너지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경규와 이경실, 거기다가 조형기까지 한 자리에 모아 놓고도 은지원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며 “어릴 때 집이 잘 살았구나!”하는 정도의 토크 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의 다. 그런 토크를 지켜보는 것은 타인의 출산 과정을 기다리는 것 만큼이나 지루한 일이다.

글. 윤이나(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