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의 힘’, 변화의 주체가 될 준비가 되어있는가
‘자전거의 힘’, 변화의 주체가 될 준비가 되어있는가
< KBS 특선 > ‘자전거의 힘’ KBS1 목 밤 12시 30분
“앞으로도 이런 발명품은 없을 겁니다.” 도시로부터 버려진 물품들을 분류하고 폐기하는 캐나다의 한 폐품 수집가는 자전거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망가지지만 않는다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이 교통수단은 그래서 일종의 오래된 미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환경 친화적이고 교통 체증으로부터 자유로운 자전거의 장점을 말하는 것에 그쳤다면 ‘자전거의 힘’은 아주 빤한 다큐멘터리가 되었을 것이다. 캐나다에서 만든 이 다큐가 흥미로운 건, 그 좋은 자전거를 좀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실천적 움직임을 다양하게 잡아냈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토론토의 회사들은 자전거로 출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자전거 보관소와 샤워실을 준비하고, 그 토론토가 부러워하는 암스테르담은 자전거 전용 도로를 비롯한 자전거 운행 인프라가 철저하게 구축되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 모든 것이 결국 도로를 독점하려는 자동차 운전자와,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행정가들과 부딪히고 싸우며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암스테르담이 공용 자전거 개념의 시발점이 될 수 있었던 건 60년대의 청년 급진파의 반소비 운동 때문이었고, 조금씩 토론토의 자전거 도로가 늘어날 수 있는 것 역시 자전거 시민연대의 끈질긴 압박과 캠페인 덕분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북아메리카 최초로 자전거 대여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스스로의 공적을 치하하는 캐나다 몬트리올 시장과 보도블록을 까뒤집는 것에만 관심이 많은 어떤 행정가를 비교하며 냉소하는 것에 그쳐선 안 되는 이유다. 다큐 속 시민의 말대로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만큼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도 크다.” 우리는 과연 우리 생활을 위해 변화의 주체가 될 준비가 되어있는가.

글. 위근우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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