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부른다>, ‘직장에서 연애하는 드라마’가 찾은 새로운 공식
, ‘직장에서 연애하는 드라마’가 찾은 새로운 공식" /> 마지막회 KBS2 화 밤 9시 55분
“사람은 이래서 일을 해야 하나 봐요.” 당신이 반드시 국가의 부름을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하지만 오하나(이수경)는 국가의 일을 하면서 돈과 연인과 동료와 가족을 만들었다. 8,9회에 국가 정보원 요원들이 수사대상인 한도훈(류진)을 속이려고 가짜 가족이 된 건 이 드라마가 관계를 맺는 방식이다. 오하나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가는 고진혁(김상경)도, 깐깐한 최팀장(호란)도, 현장을 지원하는 나준민(현우)도 일을 통해 가족 같은 관계가 된다. 한도훈이 마지막까지 오하나에게 자신에 대한 감정을 확인받고 싶었던 건 그의 옆에 어떤 동료도 없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오하나, 고진혁, 한도훈은 모두 부모 중 한 쪽이 없었지만, 일을 통해 새로운 공동체를 얻지 못한 건 한도훈뿐이다. 는 전문적인 첩보/수사 드라마는 아니었다. 아무리 어려운 일도 순식간에 해결하는 정보국의 능력에 비해 한도훈은 지나칠 만큼 허술한 남자였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직장인의 관계에 대해서만큼은 전문적이었다. 의 키워드가 ‘협상’이었던 건 우연이 아니다. 요원과 죄인, 요원과 요원, 연인과 연인들은 모두 자기 것을 내놓으며 타인에게 필요한 것을 얻는다. 그건 그들의 차가운 업무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그들은 대화를 하고, 감정을 섞고, 상대방을 이해한다. 그리고 협상 없이 상대방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을 때, 그들은 사랑을 시작한다. 딱딱한 협상이 점점 더 부드러운 감정의 교류로 변하는 과정을 통해, 인물간의 관계는 점진적으로 발전한다. 그건 고진혁의 말대로 “모두가 정치적인” 직장인들이 직장 안에서 인간미를 찾는 과정이자, ‘직장에서 연애하는 드라마’가 찾은 새로운 사랑 공식이다. 사람들이 집보다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게 이상하지 않은 시대에 는 일과 사랑을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당신이 국가에, 직장에 충성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당신의 일은 때론 아파트 중도금은 물론 믿음직한 동료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직장도 다녀볼만하지 않은가. 물론, 판타지일 뿐일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언젠가는 한도훈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길.

글. 강명석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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