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 나이지리아>, 졸려도 행복할 오늘 하루
, 졸려도 행복할 오늘 하루" />2010 남아공월드컵 수 SBS 새벽 3시 30분
잠들지 않는 밤. 원정 첫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23일 새벽은 흥분으로 뒤덮였다. 16강 진출도 진출이지만 긴장된 경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난 다음 터진 안도감은 승리의 환호성을 더욱 드높게 했다. 이른바 단두대매치. 이 비장한 경기는 이른 시간 터진 나이지리아의 첫 골로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한국 선수들은 허둥지둥하는 모습도 보이고, 압박도 잘 안 됐으며 나이지리아의 노장 카누 선수의 위협적인 패스가 우리 진영 곳곳에 꽂혔다. 차범근 해설 의원이 계속 지적한 것처럼 수비 블록형성이나 유기적인 움직임이 부족했고, 미드필더진과 수비진 간의 공간 조율은 왔다갔다했다. 허나 상대도 마찬가지였고, 기회는 우리가 잡았다. 그리스전과 비슷한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정수가 다시 한 번 골을 터트린 다음, 후반 시작하자마자 박주영이 드디어 진짜 골을 넣은 것이다. 이 멋진 프리킥 슛은 우리 공격수가 넣은 첫 골이었다. 고해성사와 같은 골이 터지자 너무 많은 동료들이 박주영에게 격하게 달려들어 세레모니는 연행 비슷한 장면으로 연출되는 작은 재미도 있었다. 앞으로 16강이다. 희망이 보인 것은 경기 중 전술변화에 소극적인 허정무 감독의 변화에서였다. 그는 한국이 2:1로 앞서자 모두가 염원하던 염기훈을 빼고 김남일을 투입해 김정우와 투 보란치를 형성하고 기성용을 전진 배치하는 변화를 줬다.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이 흔들렸던 것에 대한 재빠른 조치였다. 이에 후반전은 ‘양박쌍용’이란 국산 판타스틱4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아름답게 펼쳐졌다. 16강으로 가는 레드카펫을 깔듯.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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