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 김탁구>, 더욱 짙어지는 막장의 향기
, 더욱 짙어지는 막장의 향기" /> 4회 KBS 수-목 밤 9시 55분
“당신은 내 남자야. 그리고 내 아들의 아버지야.” 서인숙(전인화)이 이 말을 하는 대상은 남편 구일중(전광렬)이 아니라, 그의 친구이며 오른팔인 한승재(정성모)다. 자신이 낳은 아이가 남편의 아이가 아니라는 이런 위험한 말을 집에서, 그것도 남편의 작업실에서 쉽게 하니 누군가 듣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가 사건을 만들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단순하다. 누군가 말하는 것을 또 다른 사람이 엿듣거나, 그게 아니면 폭력으로 입막음을 하는 것이다. 그러는 중에 주인공에게는 모든 것을 준다. 냄새만으로 모든 것을 아는 천부적인 후각, 담대한 품성과 용기를 가진 김탁구는 실제로 일중의 ‘유일한’ 아들이기까지 하다. 는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모든 것을 갖고 있는 주인공과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지만 중요한 건 아무 것도 갖지 못한 라이벌이라는 식상한 구도 아래, 뻔한 출생의 비밀을 다 보이게 숨겨놓고도 사건을 해결함에 있어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며느리가 숨겨온 비밀을 알게 된 홍여사(정혜선)가 비밀을 밝히지 못한 채로 사고로 쓰러지고, 탁구의 생모인 미순(전미선)에게 폭력을 가해 일중과 탁구에게서 떨어뜨리게 하려는 내용의 예고는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이런 막장에 가까운 설정과 폭력적인 문제 해결의 방식, 이해의 여지가 없는 악역 캐릭터가 만드는 이야기 속에서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배고픈 사람이 없게” 만들기 위해서 빵을 만든다는 일중의 말은 도무지 설득력 있게 들리지가 않는다. 밝고 건강한 탁구가 자라나면, 그 때는 가 지금과는 다른 드라마가 될 수 있을까.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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