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삼형제>, 마지막까지 한결같다
, 마지막까지 한결같다" /> 마지막회 KBS2 밤 7시 55분
의 마지막회는 가족드라마 최종회 클리셰 총 모음집 사례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70부 내내 갈등에만 집중했던 작품인 만큼 모든 갈등을 서둘러 수습하는 과정에서 안이하고 관습적인 해결책들이 종합선물세트처럼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막장 시어머니 과자(이효춘)는 가족과의 화해로는 용서받기에 모자람이 있었는지 사회봉사 활동에 매진했고, 퇴직 후 무력감에 시달렸던 순경(박인환)은 전과자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상담소를 차려 가장의 권위를 회복했다. 건강(안내상)은 뒤늦게 대학 진학의 꿈을 품은 청난(도지원)을 돕고, 현찰(오대규)과 우미(김희정) 부부는 제2의 신혼을 누리며 사업도 확장해간다. 이상(이준혁)과 어영(오지은) 부부도 불임의 고통에서 벗어났고, 특히 어영은 계모인 솔이(이보희)와 따뜻한 화해를 한다. 그런가하면 악녀 연희(김애란)는 거지꼴로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가족들의 고진감래와 함께 인과응보라는 가족극의 양대 진리를 충실히 수행했다. 태백(윤주희)과 사중(김민혁), 난자(이상숙)의 사랑의 결말까지 살뜰히 챙기는 동안 60분도 모자랐던 드라마는 2년 5개월 후라는 자막까지 동원하며 어영, 부영(정다윤) 자매의 동시 출산까지 그렸다. 청난의 쌍둥이를 포함, 마지막회에만 무려 네 명의 신생아가 갈등 해소의 도구로 사용된 셈이다. 이 모든 봉합의 화룡점정인, 온 가족들이 잔치상 앞에서 춤을 추는 마지막 장면은 기이하기까지 했다. 는 분명 극단적인 캐릭터들과 작위적인 극 전개로 막장 드라마의 칭호가 억울하지 않은 작품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홈드라마의 울타리 안에 세상 모든 유형의 갈등을 다 우겨넣으며 가족처럼 가깝고도 먼 타인이 없다는 불편한 진실을 일깨워주기도 했다. ‘욕하며 본다’면서도 사람들은 차마 채널을 돌리지 못했다. 정말이지 한결같은 문영남 작가가 독한 걸까 현실이 독한 걸까.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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