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 김탁구>, 빵보다는 막장의 냄새가
, 빵보다는 막장의 냄새가" /> 첫 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빵 냄새 대신 막장의 향기가 더 진한 첫 회였다. 첫 30분 동안 “대 이을 아들 하나 못 낳고” 핍박받는 며느리 수난기와 가장의 불륜, 그 현장을 목격한 큰 딸과 그것을 묵과하는 시어머니, 분노한 며느리와 집안 가신의 맞바람 등 아침 드라마식 안방 잔혹사 클리셰를 총동원하며 칙칙한 분위기를 이어가던 는 극 후반 소년 김탁구(오재무)가 등장하고 나서야 조금씩 명랑 복고 드라마 색깔을 띠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성격은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거성가 식구들이 주도해가는 음모와 배신의 전형적인 통속극과 남자 캔디 탁구(윤시윤)의 밝고 씩씩한 성공담이 극의 색깔을 바꾸어가며 전개되는 흐름이 빤히 그려진다. 다만 전자의 막장 코드가 전광렬, 전인화, 정성모 등 존재감 뚜렷한 중견 연기자들의 무게 있는 연기로 다소 중화된다면, 후자의 경우 주인공 윤시윤의 풋풋하고 신선한 매력이 얼마나 잘 드러날 것인지가 관건이다. 또 다른 위험 요소도 있다. 인물의 이름을 타이틀로 내세운 작품의 경우 뚜렷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주인공 캐릭터 설정이 중요하다. 그러나 의 첫 회는 여느 영웅담 못지않은 주인공 출생의 비화에 더 공을 들이며 그러한 기대를 벗어난다. 물론 캐릭터보다 전형적인 이야기가 더 중요한 작품에서 치밀한 극 전개만으로 시청자를 흡입할 자신만 있다면 문제는 없다. 드라마가 본격적인 빵 냄새를 풍기기 시작한다면 또 달라질 수도 있다. 과연 는 시대극의 외피를 두르고 있으나 시대는 보이지 않고 타이틀롤은 있지만 캐릭터는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를 씻어내고 먹음직스러운 빵을 구워낼 수 있을까.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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