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대결>, 대결 전에 상상력부터 키우셔야
, 대결 전에 상상력부터 키우셔야" /> 첫 회 KBS2 오후 8시 50분
일본의 한 건설회사가 유명 애니메이션 속 건조물의 실제 구현을 연구한 적이 있다. 대표적 프로젝트는 의 지하기지와 의 우주레일 설계 등이다. 꿈과 상상의 산물이 최첨단 과학기술과 자본의 지원에 힘입어 현실의 옷을 입는 과정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 프로젝트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규모보다는, 상상과 현실은 별개라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깬 발상의 전환과 치열한 도전정신이었다. ‘상상실현’이란 말은 그러한 열정 없이는 허무한 공상에 불과할 뿐이다. 어제 첫 방송을 내보낸 ‘대국민 상상실현 버라이어티’ 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그 상상의 힘 자체에 대한 고민이 엿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누구도 해보지 않은 초대형실험”, “블록버스터급 상상작품 출현” 등 외형적 규모에 치중한 수사들과 미션 실현 과정은 축소시키고 결과의 그림만을 강조한 방송 내용은 제작진의 성의와 수고마저 가려버렸다. 상상요원이라 불리는 MC들의 활약은 노홍철의 고군분투 외에는 극히 미미했고, 브레인 담당이라는 두 명의 카이스트 재학생들도 별다른 역할이 없었다. 더욱이 야심차게 내놓은 첫 지령인 “물로 하늘을 날아라”는 이미 실현된 기존의 아이디어가 있었다는 사실을 두바이까지 날아가 확인함으로써 60분 방송이 헛소동이었음을 증명했다. 과거 유사한 콘셉트의 SBS 이 지극히 소소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깨알 같은 재미의 틈새 버라이어티로 성공한 데 반해, 은 첫 회에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그 틈새마저 비집고 들어오기 힘들 것 같다. 상상을 실현하기 전에 상상력부터 키우는 일이 더 시급하지 않을까.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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