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3> 친구야, 목욕탕에서 놀자
친구야, 목욕탕에서 놀자" /> 목 KBS2 밤 11시 15분
“저희가 이렇게라도 음악이 나와야 되거든요, 공중파에.” 올해 4월은 모두에게 유독 잔인한 달이었지만, 가수들과 예능인들에게는 더욱 그랬을 것이다. 4월에 가요계에 컴백해 공중파 음악 방송에 거의 출연하지 못했던 비와 이효리에게는 두말 할 나위도 없다. 비와 이효리는 그 안타까운 마음을 대신해, 에 동반 출연해 오랜만에 마음껏 예능을 즐겼다. 어느덧 ‘중견’ 소리를 듣게 된 이 두 슈퍼스타의 입담 역시 명불허전이었지만, 이보다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이들이 함께 출연한 후배인 엠블랙의 이준, 카라의 구하라와 보여주는 토크의 시너지 효과였다. 이효리는 구하라와 여자 아이돌로서의 고충, ‘예쁜’ 여학생의 학교생활에 대한 토크를 나누며 어떤 경우에도 자신만만한 자신의 캐릭터를 부각시켰고, 비와 이준은 사장님(정확히는 프로듀서)과 소속 가수의 관계를 통해 비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를 주로 나누었다. 재미있는 것은 토크가 자화자찬이나 폭로를 향해 갈 때도, 모든 이야기들이 서로를 소외시키지 않으며 누구도 상처입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라는 프로그램이 가진 특유의 분위기에 힘입은 바가 크다. 유재석은 이야기의 수위를 조절하면서 재치 있게 농담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진행자이고, 박명수와 박미선, 신봉선은 오버하지 않고 유재석을 뒷받침 한다. 지금까지 계속 는 “함께 하면 더욱 행복한 목요일 밤”을 만드는 데 충실해 왔다. 조그마한 동네 목욕탕 거실에서 찜질방 옷을 입고 목욕 의자에 앉는 순간 의 사람들은 ‘함께’ 수다를 떨고, 웃는다. 할리우드의 스타든, 가요계의 여신이든, 쪼그리고 앉아 수건을 쓰면 다 친구가 될 수 있다. 는 그런 프로그램이다.

글. 윤이나(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