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어찌 안 웃을 수 있겠는가
,어찌 안 웃을 수 있겠는가" /> KBS2 일 밤 9시 5분
대한민국은 코미디언에게 너무나 척박한 땅이다. 가장 낄낄 거릴 요소가 많은 정치에 대해서 함구해야 하며, 사회적인 이슈를 언급하는 것도 터부시 되니 처음부터 차포를 때고 장기를 두는 셈이다. 안 그래도 핸디캡 경기인 셈인데 한선교 의원은 지난 달 19일 김인규 KBS 사장에게 의 ‘일등만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대사가 찝찝하다며 어떻게 김 사장이 취임 후에도 이런 대사가 계속 되냐고 어퍼컷을 날렸다. 이에 당사자인 박성광은 문제의 ‘나를 술 푸게 하는 세상’ 코너에 비 코스프레를 하고 등장해 “국회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냐”며 국회를 일등으로 등치시키고는 바로 “일등만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시사코미디의 새 장과 ‘그래서는 안 돼, 이렇게 해서는 안 돼’라는 유행어를 밀고 있는 쿨한 동혁이 형은 공무원 비리와 전두환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소개한 당진 군수의 기막힌 검거 스토리를 꽤 오랜 시간 할애해 샤우팅했다. 이처럼 이런저런 외압에 이 당당하게 웃음으로 맞받아 칠 수 있는 까닭은 ‘웃기는 건 개그맨의 일’이라는 동혁이 형 말대로 오랜 시간 변함없이 시청자들을 웃겨왔기 때문이다. 김원효가 다시 형사로 돌아온 ‘잠복근무’, 김준호의 복귀작 ‘조아족’, 변기수의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등 새롭게 선보인 코너들이 모두 중박 이상의 신선한 웃음을 만들어냈다. 특히 엉뚱한 대사와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는 ‘잠복근무’는 잠복근무하던 범인을 놓치고 나서 한다는 변명이 ‘받쳐 입을 티가 없어서’와 ‘요즘은 봄이 없고 바로 여름인가 봐요’라니, 어찌 안 웃을 수 있겠는가.

글. 김교석(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