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섭외는 홍보의 늪에 빠지지 않고, 방송사의 울타리에 갇히지 않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의 섭외는 제법 좋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그리고 MBC ‘나는 가수다’를 통해 인지도 측면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김범수를 주인공으로 한 지난 방송은 가 대중의 요구를 얼마만큼 정확히, 발빠르게 읽어내고 있는가를 입증했다. 방송은 김범수가 어려운 가정 형편과 출중하지 않은 외모를 극복하며 가수로서 입지를 다져 온 지난 시간을 복기 했고, 오직 목소리 하나 만으로 빌보드 차트에 진입했던 사건을 되짚었다. 가진 것 없는 소년이 난생 처음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하는 순간의 경이로움을 좀 더 섬세하게 포착하지 못한 점이나 계속해서 진행자들조차 김범수의 외모를 놀림의 소재로 사용한 점은 아쉬웠으나, 전반적으로 게스트에 관한 정보들을 제공하는 방식이나 정도는 무난하게 구성되었다.
그러나 게스트에게 방송의 분위기를 맡기는 의 특성상, 어제의 방송은 무난함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김범수는 반지하 생활의 고단함 때문에 눈꼬리가 올라가고 광대뼈가 돌출되기 시작했다고 눙 칠만큼 농담에 능한 인물이었고, 덕분에 그는 괴롭고 외로웠던 과거를 슬프지 않게 말할 수 있었다. “가수라는 이름으로 처음 1위”를 했다는 감격스러운 사실을 말할 때도 그는 담백했으며,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조차 뭉클하되 지나치지 않는 미덕을 보였다. 그런 김범수가 본격적으로 방송을 장악한 지점이 두 번째 몰래온 손님이 등장한 후반부라는 점은 어제 방송의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예능에 익숙한 휘성과 케이윌조차 자신의 농담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 김범수의 활약을 조금 더 일찍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면 방송은 훨씬 리드미컬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김범수가 흥을 내자, 이수근과 이기광까지 덩달아 말문이 트인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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