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섣부른 소통 이전에 청취부터
, 섣부른 소통 이전에 청취부터" /> KBS2 월 밤 11시 15분
는 소통지향형 프로그램이다. 많은 토크쇼들이 ‘쇼’에 더 관심이 많을 때 ‘토크’의 본질인 소통에 관심을 두겠다는 의도는 의미가 있다. 일단 연예인들의 흔하디흔한 신변잡기가 아니라 일반인들의 소소하지만 나름 진지한 고민이 토크의 주 내용이 된다는 점에서 일정한 공감을 얻고 시작한다. 객석으로 마이크를 자주 돌려 무대와의 거리를 좁히고 눈높이 토크를 진행하려는 제작진의 계속된 노력도 엿보인다. 하지만 정말 잘 소통하고 있는가는 다른 문제다. 일반인들의 고민에 대한 공감지수를 측정하여 1등을 뽑는 의 형식이, 그날 가장 재미있고 의미 있는 토크를 한 연예인을 왕으로 선정하는 SBS 의 그것보다 과연 더 진솔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토크의 주체가 일반인이라고 해서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확보되는 건 아닐 것이다.

어제 방송에서 는 20대 청춘 특집을 마련, 네 명의 일반인 사연을 내보냈다. 우선 시청각적으로 화제가 될 만한 사연을 맨 앞에 배치하고, 20대의 가장 큰 고민인 취업 문제를 끝으로 돌려 공감을 극대화하려한 구성이 환히 보였다. 공감지수 1위의 결과는 제작진의 구성 의도와는 달리 취업 문제가 아닌 다른 사연이었다. 제작진의 자충수가 엿보이는 지점이다. 물론 그렇다고 취업 문제가 다른 사연보다 가볍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고민에 등수를 부여하는 순간, 바로 전까지 옆자리에서 이야기를 함께 들어주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관객평가단이 되고, 참가자의 사연은 전광판에 보이는 공감지수 숫자 안에 갇히게 된다. 소통이란 정말 어려운 문제다. 그걸 알기에 시도하는 행위조차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의 제작진은 소통 이전에 먼저 잘 듣고 있는가, 하는 질문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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