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밴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원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원한다" /> 2회 KBS2 토 밤 10시
KBS (이하 )는 첫 회에서 미사여구 대신 무대를 통해 쇼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키보이스 의 ‘해변으로 가요’로 시작해 자신들의 대표곡 ‘넌 내게 반했어’로 한국 밴드사를 개괄한 노브레인의 축하무대는 밴드음악에 대한 자부심의 선언이었고, 설명 없이 단도직입하는 첫 회의 무뚝뚝함은 쇼의 기대치를 높였다. 그러나 2회에 이르자 그 무뚝뚝함은 독이 되어 돌아왔다. 도전자 인터뷰는 장황하게 보여주면서 정작 본 무대는 짧게 쳐내느라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조차 생략해 버리는 편집 리듬은 자꾸만 덜컹거렸지만, 그 틈을 메워 줄 MC와 내레이터는 방송 5분 만에 퇴장해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부가설명 없이 들쭉날쭉한 리듬으로 일관한 2회는 불친절하다 못해 서툴렀다. 설상가상으로 쇼에 드라마적 요소를 심으려는 제작진의 시도는, 방송 후반 시각 장애를 앓는 도전자의 사연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도전자들의 무대를 기능적으로 이용하는 악수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를 쉬이 외면할 수 없는 이유는, 이 쇼가 찾는 ‘한국 밴드의 미래’란 어떤 모습인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보이기 때문이다. 도전자에게 “음악을 직업으로 생각하시는 거예요? 왜?”라고 묻는 것이 유난스런 일은 아니다. 그러나 시나위의 리더이자 불세출의 기타리스트임에도 그간 대중의 외면을 당했던 신대철이, 앞길이 창창한 여고생 밴드 ‘프라이드’에게 그 질문을 던지는 순간 그것은 ‘한국에서 밴드음악을 한다는 것’에 대한 근심과 고민의 표현이 된다. 어려운 환경 속에 어렵게 마련한 연습실에 빚까지 졌다는 사연을 덤덤하게 털어 놓은 프라이드의 멤버는, 신대철의 질문에 “좋아서요”라고 짧게 답했다. 진정성만으로 쇼가 완성되진 않는다. 하지만 밴드음악이라는 주제를 단순히 유희와 오락의 대상으로만 다루지 않는 것은 희망적인 출발이다. 그리고 그 어떤 유의미한 변화도 한 걸음씩 전진하는 법이다.

글. 이승한(자유기고가) 외부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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