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팔찌>, 놓치면 후회할 스페인 드라마
, 놓치면 후회할 스페인 드라마" /> KBS2 목 밤 12시 25분
2011 세계공영TV총회(INPUT) 시사작으로 방송된 스페인 드라마 (Red Bracelets)는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외면했으면 후회했을 수작이다. 스페인어의 경쾌한 리듬과 “가끔은 나만이 혼수상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법이나 사랑하는 법을 모르니까” 같은 인상적인 대사들, 과하지 않지만 마음을 울리는 음악과 영화 같은 세련된 화면이 눈길을 끌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의 무대는 주로 어린 환자들이 모인 바르셀로나의 한 병원이다. 해변도, 축구장도, 놀이터도 없는, 그래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이곳에서도 많은 일이 일어난다. 이곳에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아이들이 있다. 사고로 2년째 혼수상태인 로크, 수술만 여섯 번을 받고 한 쪽 다리를 절단한 예오, 마찬가지로 내일 다리 절단 수술을 앞둔 조르디, 생일 기념으로 오토바이를 타다 사고를 당한 토니, 거식증을 앓는 소녀, 그리고 갑작스런 기절로 입원한 악동 소년까지.

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는 태생적으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병마라는, 거역할 수 없는 가혹한 운명 앞에서 인간의 나약함과 강인함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마다 충분히 드라마틱한 사연을 가진 이 아이들을 두고 는 시종일관 담담하다. 쾌활한 성격의 예오는 다리 절단을 앞두고 두려움을 느끼는 조르디를 위해 수술 전날 파티를 준비하고, 거식증 소녀도 초대한다. “다리에게 작별 인사할 방법을 생각해봤는데 두 다리로 마지막 춤을 추면 멋진 작별 인사가 될 것 같아”라고 말하며 조르디가 소녀와 춤을 추는 장면과 수술 직전 마지막으로 자신의 두 다리로 병원을 달리는 장면은 울컥할 정도로 아름답다. 어제 방송은 의 전체 13편 중 1편이었다. 여운을 남기는 마지막 장면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은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다.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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