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에도 봄은 오는가
에도 봄은 오는가" /> 화 KBS2 밤 11시 15분
는 뜨겁지 않다. MBC ‘무릎 팍 도사’가 그 시점에 가장 ‘핫’한 주인공을 선점하고, 동시간대 SBS 은 수많은 게스트들을 통해 롤러코스터를 같은 토크를 이끌어내지만 는 어떤 면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흔들리지 않고 초심을 견지하는 토크쇼다. 화려한 경력이나 폭발적인 화제성보다 중장년층에게 인지도가 높고 입담이 좋은 인물을 선호한다는 면에서 데뷔 31년차 연기자 안문숙을 주인공으로 삼은 것 역시 심야 예능으로서는 의외지만 동시에 가장 다운 선택이기도 했다.

그래서 “과거 KBS 촬영 도중 방송에서는 말할 수 없는 많은 일들 때문에 잠수를 타 버렸다”고 털어놓는 안문숙에게 구체적인 이유를 캐묻는 대신 김승우가 “대하드라마는 KBS에서 큰 농사 중 하나인데…”라고 안타까워하며 지극히 평범한 청자(聽者)로서의 반응을 보이고, MC들이 안문숙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CM송을 패러디한 “옷 때문이야~♪”를 불러주는 것은 어느 샌가 1년을 훌쩍 넘긴 가 느릿하게나마 얻게 된 정체성의 단면이다. ‘몰래 온 전화’에 안문숙의 어머니가 등장한 것은 다소 뻔한 진행이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웃음의 클라이막스가 되었고, ‘몰래 온 손님’이 여전히 토크의 맥을 끊고는 있지만 70분 가까운 시간을 단독으로 메우는 것이 버거운 인물의 경우 이야기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노련한 MC 이수근의 합류 이후 김승우의 젠틀함과 이기광의 해맑음, 정재용의 코믹함이 부각되며 한층 유연해진 토크는 ‘우리 빨리 물어’에서 개편된 ‘당신은 왜?’나 ‘당신의 사전’을 통해 효과적으로 살아나며 좋은 전조를 보인다. 드디어 에도 봄은 오는 것일까.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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