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클리셰도 쓰기 나름
, 클리셰도 쓰기 나름" /> 10회 MBC 토-일 밤 8시 40분
은 빛과 그늘처럼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상황에 속한 두 여성의 이야기다. 그 두 여성은 물론 정원(김현주)과 금란(이유리)이겠지만, 동시에 그녀들의 어머니인 권양(고두심)과 나희(박정수)이기도 하다. 이 네 여성의 운명을 엮어내는 건 출생의 비밀이라는 진부한 코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 코드가 안이하고 작위적인 전개를 이끌어내기보다, 서로 다른 입장에 처한 인물들의 심리를 충실히 보여주는 감정의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데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출생의 비밀로 인한 운명의 반전은 네 인물을 딜레마에 처하게 했고, 그 교차점에서의 세밀한 감정 묘사는 그들 모두의 입장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이끌어낸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적”을 향해 하루빨리 내달리고 싶은 마음과 길러준 엄마에 대한 죄책감 사이에서 글썽이는 금란이나 사랑하던 부모에게 하루아침에 배신당한 것 같은 충격과 슬픔 속에서 실신하는 정원이나 안쓰럽기는 마찬가지다. 친딸 금란에게 힘겨웠던 삶을 보상해주고 싶은 마음과 정원에 대한 안타까움 사이에서 갈등하는 나희와 “넘의 자식을 이래 생고생” 시킨 데 대한 사무치는 회한과 “눈 앞에 지 새끼도 못 알아보고” 상처를 주고만 자책 속에서 오열하는 권양의 모성은 더 애절하다. 진부한 이야기 공식들은 딸이 앉았던 자리를 손바닥으로 쓸며 흘러내리는 눈물과 ‘엄마 미안해. 나도 걔처럼 살아보고 싶어’라는 간절한 독백처럼 진정어린 감정 묘사 안에서 절절한 멜로드라마로 승화된다. 그 가운데서 은 크게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인간을 지배하는 것은 환경인가 천성인가 그리고 기른 정과 낳은 정 중 어느 쪽이 더 강한가. 이 드라마를 지켜보게 하는 가장 큰 힘은 그 해묵은 물음에 대한 성급한 결론이 아니라 ‘순리대로, 맘 흐르는 대로’ 성실히 답을 향해가는 자세에 있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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