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공놀이가 돈놀이로 전락하지 않는 이유


, 공놀이가 돈놀이로 전락하지 않는 이유" /> 아스날 VS 바르셀로나 수 MBC SPORTS+ 새벽 4시 45분
스코어 3 대 1, 아스날의 패배. 숫자로 챔피언스리그 16강 최대의 매치인 아스날 대 바르샤의 경기를 정리하는 건 쉬운 일이다. 바르샤가 잘했고, 아스날이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패배 자체가 아닌 패배의 의미다. 이번 경기가 아스날의 완패라면, 단순히 볼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이 낮아서가 아니라 자신의 게임 방식을 포기하고서도 졌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해 아스날의 플레이는 벵거 감독이 자신의 축구 철학과 반대되는 플레이를 칭하던 ‘안티풋볼’에 가까웠다. 영국 칼링컵 결승에서 어이없는 수비 실책으로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1위 맨유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벵거 감독은 작정한 듯, 특유의 아름다운 공격 축구를 버리고 철저한 밀집 수비와 거친 태클로 나섰다. 지난 09-10 챔스 8강 2차전에서 공격 축구를 고집하다 메시에게 4골을 헌납했던 악몽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이번 경기에서의 아스날은 지난 시즌 챔스에서 바르샤를 무너뜨린 인터 밀란의 코스프레를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수비수의 무의미한 거친 플레이는 상대에게 페널티킥을 헌납했고, 원톱 반 페르시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퇴장을 당했다. 그 사이, 팀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바르샤는 특유의 패싱 게임으로 아스날 수비의 빈틈을 유린했다. 결국 아스날은 승리도, 스스로의 철학도 지키지 못했다. 그저 골을 많이 넣으면 이기는 ‘그깟 공놀이’에 이렇게까지 의미를 부여하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계권, 이적 시장 등 거대한 자본의 소용돌이 안에서 이 지상 최대의 축구쇼가 ‘그저 돈놀이’로 전락하지 않을 수 있는 건, 각 클럽들이 지키고자 하는 긍지 때문이다. 이건 결코, 옵션이 아니다.

글. 위근우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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